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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KLM항공 차별' 강경 시사에…네덜란드 대사 "굉장히 유감"

"김현미 장관에 '차별' 논란 언급 후에야 스마트시티 협력 논의해"
'승무원 재량행위' 해명 KLM항공 '깜놀'…90도 정식사과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김희준 기자 | 2020-02-14 16:01 송고 | 2020-02-14 22:07 최종수정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네덜란드 대사를 만나 설명를 듣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 뉴스1

네덜란드 외국항공사 기내에서 발생한 한국인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네덜란드 대사까지 나서 유감을 표명했다. 국토교통부가 '강력' 대응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네덜란드 정부 측의 사과를 받아낸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요아나 도너왈드 주한 네덜란드 대사를 만나 양국간 스마트시티, 사회주택, 제로에너지 건축 등 다방면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요아나 대사는 이 자리에서 "최근 네덜란드 국적 KLM항공의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굉장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대사가 언급한 '인종차별' 논란이란 지난 10일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한 인천행 KLM항공 기내 화장실에 붙여진 한글 안내문 때문이다. 당시 화장실에선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안내문이 붙여 있었다. 이를 발견한 승객 김모씨가 종이 안내문의 사진을 찍고 "왜 영어 없이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고 항의하자 당시 부사무장 등 승무원들은 "잠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했다. 뒤늦게 영어 문구를 적어 넣은 후 김씨에게 되레 사진 삭제를 요청했다.

이후 KLM항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승무원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승객들이 차별적인 행위로 느낀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기장과 사무장의 결정에 따라 때때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가 승무원의 재량사항임을 설명했다. KLM사가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발생한 사안은 규정상 가능한 행위라고 한 발 뒤로 뺀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국토부는 강력대응을 시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의 내규도 대부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데 아시아나-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에는 전혀 이런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며 "재발방지 공문을 보내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외교라인은 물론 ICAO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차별방지라고 판단해서다.

통상 정부간 '유감'이란 발언은 사과 직전의 외교적 수사로 해석된다. 정부와 항공업계에선 사실상 정부의 강경대응 움직임이 네덜란드 정부의 사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네덜란드 대사의 유감 발언 이후 회담 분위기가 한결 친근하게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7월 양국간 스마트시티 협력 MOU를 체결한 후 정부간·기업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네덜란드 항공사 KLM의 프랑수아 기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왼쪽부터), 이문정 한국 지사장, 기욤 글래스 한국ㆍ일본ㆍ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ㆍ일본ㆍ뉴칼레도니아 영업 본부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네덜란드 항공사 KLM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0.2.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에 놀란 KLM항공도 이날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본부장은 네덜란드 대사의 발언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요청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기욤 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은 항공사의 운영 정책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결정은 승무원에 의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승무원 개인의 실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라며 "'일부 승객을 차별했다' 것으로 해석됐다는 점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을 전면 금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기욤 글래스 본부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유럽에 더 많은데,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격리하고 차별했을 리가 없다"며 "이번 논란이 차별로 해석돼 한국 고객들에 심려를 끼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논란은 인종차별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닌 개인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는 "유럽에서 일부는 코로나19에 대해 아시아인들의 문제라고 여기는데 이에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국 노선은 KLM항공 CEO가 지난해 취항 35주년을 맞아 방문할 만큼 중요도가 높다"며 "섣부른 해명에 대한 파장이 커지면서 조기진화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h99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