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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심각 단계" vs 학회 "선동 경계"…신종코로나 놓고 입씨름

의사협회 "감염병 위기경보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야"
예방의학회·역학회 "입국제한 조치 부작용 더 크다"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이영성 기자 | 2020-02-12 05:02 송고 | 2020-02-12 09:03 최종수정
인천국제공항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에서 입국한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강화된 검역 절차를 시행했다.©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인천국제공항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에서 입국한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강화된 검역 절차를 시행했다.©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한 정부 방역대책을 놓고 의사단체들이 상반된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가 연일 정부 방역대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레드·4단계)으로 격상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대학병원 교수들 중심의 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는 과잉대응·선동을 경계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의사협회는 국내 의사들을 대표하는 종주단체이고, 예방의학회와 역학회 역시 방역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사단체라는 점에서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먼저 목소리를 낸 쪽은 의사협회다. 의사협회는 지난 1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발 입국자 전수조사는 물론 입국 금지까지 검토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한다면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염원의 유입을 막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신속하고 전격적으로 중국 여행 관광객들의 입국 금지를 상정한 행정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 확진환자 수, 감염병 유행 단계에 따라 행정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건부 제안이었지만, 전문가 단체에서 입국 금지를 거론한 것은 의사협회가 처음이었다.

의사협회는 지난 3일에는 위험지역을 중국 후베이성에서 정국 전역으로 확대하고,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의사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지역사회로 전파됐고 현재 상황은 감염병 재난위기경보 기준에 따르면 적색으로 구분되는 심각 단계"라고 주장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가 소통 부재와 비밀주의, 뒤늦은 정보 공개, 폐쇄적 행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의료계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지역사회에서 제한적으로만 전파됐고, 관리체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방역당국 입장과 배치된다.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파란색)과 주의(노란색), 경계(오렌지색), 심각(빨간색) 등 4단계로 나뉜다. 마지막 심각 단계는 해외 신종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전파되거나 전국적으로 확산할 때 내려진다.

정부가 중국에서 건너온 입국자를 상대로 전수조사를 시작하면서 의사협회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듯 했지만, 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는 지난 10일 상반된 입장을 발표했다.

두 학회는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인 전체에 대한 입국 제한, 중국산 수입식품 배척 같은 조치는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더 크다"며 "이는 비전문가들의 백가쟁명식 해결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전문가들의 백가쟁명식 해결책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며 "국가 간 상호주의 원칙을 무시한 입국 제한 등의 해결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두 학회는 또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이 공식 매체를 통해 전달하는 정확한 정보를 믿고 따라 달라"며 "현재 온라인과 뉴미디어에는 검증되지 않은 자극적인 정보들이 범람하며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학회는 "과도한 불안을 조장하거나 효과 없는 과잉대응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에서도 우한과 후베이성을 제외한 지역의 치명률은 0.16%로 사스 9.6%, 메르스 34.4%에 비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1일 오염지역에 중국 본토 외에 홍콩과 마카오를 추가로 지정했다. 오염지역은 검역감염병이 발생한 지역이며, 검역법 제5조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다. 지난 6일 0시를 기해 중국 전역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한지 16일 만이다.

국내 누적 확진환자 수는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28명을 유지하고 있다. 누적 의사(의심)환자 수는 4297명이며, 그중 3535명은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 조치를 해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완치돼 퇴원한 사람은 2번 환자(55·남)와 1번(35·여·중국인) 환자, 4번 환자(55·남), 11번 확자(25·남) 등 4명이다. 12일에도 추가로 퇴원자가 나올 예정이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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