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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LA] 아카데미서 떠오른 세월호…'부재의 기억' 감독이 전한 바람(직격인터뷰)

[N인터뷰] 이승준 감독 "현지서도 아픔에 공감…반응 예상 못해"

(LA=뉴스1) 장아름 기자 | 2020-02-09 13:17 송고 | 2020-02-09 14:17 최종수정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된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이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스1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된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이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스1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아카데미를 통해) 부모님들 등 유족들과 잠수사들이 조금이라도 '세상이 우리와 함께 하는구나' 느끼실 수 있을 것 같고 또 그러길 바라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소식과 함께 주목받은 뜻밖의 작품이 있었다. 바로 이승준 감독이 연출한 약 30분 분량의 단편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이다.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단편 다큐멘터리가 전한 예상 밖 낭보에 국내 언론과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소재와 원인에 집중하는 기존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당시 현장의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2014년 4월16일 그날의 현장에 고스란히 집중하며 국가의 부재에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다. 2018 미국 뉴욕 다큐영화제(DOC NYC)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수상한 후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는 새 역사를 썼다.

이승준 감독과 8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극장 앞에서 만났다. 이날은 IDA(International Documentary Association)가 주최하는 상영회가 진행된 날이었다. 이승준 감독은 상영회가 끝난 뒤 '부재의 기억'을 본 현지 관객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반응을) 이 정도까진 예상 못 했다"며 "수상 여부를 떠나서 (공감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잘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된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이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스1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된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이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스1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찾은 소감은.

▶먼저 아카데미 시상식 본상 후보에 선정됐을 때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많이 알리고 싶었다. 시상식 전에도 '부재의 기억'은 미국 현지에서 스크리닝을 몇번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뉴욕,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했다. 관객과의 대화는 4번 정도 가졌는데 현지 관객들이 정말 잘 공감을 해주시더라. 이 세월호가 왜 이렇게 아프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서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잘 공감해주셨다. 사실 반응은 이 정도까지 예상은 안 했다. 수상 여부를 떠나서 (공감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잘 된 것 같다. 

-왜 아카데미가 부재의 기억에 주목하는 것 같나.

▶세월호(참사에 얽힌 문제들은)는 복잡하지만 '부재의 기억'을 본 관객들의 반응들은 정확하게 이해하고 정확하게 아파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한국에서 일어난 사고인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일어났고,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문제점들은 정확하게 공유가 됐다. 그런 점들에서 글로벌한 호소력을 갖는 게 아닌가 한다.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왼쪽부터)와 세월호 유족인 단원고등학교 김건우군 어머니 김미나씨, 강준영군 어머니 오현주씨, '부재의 기억' 감병석 프로듀서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스1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왼쪽부터)와 세월호 유족인 단원고등학교 김건우군 어머니 김미나씨, 강준영군 어머니 오현주씨, '부재의 기억' 감병석 프로듀서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스1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시상식 전 일정에는 세월호 유족인 단원고등학교 2학년 8반 장준형군의 어머니 오현주씨와 2학년 5반 김건우군 어머니 김미나씨가 함께 하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도 함께 밟게 됐는데.

▶어머니들이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고 하셨는데 시상식(참석 가능성)이 문제였다. 참석 과정이 까다로워서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어머님들도 기꺼이 오겠다고 하시더라. 비용을 지원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자비로 오겠다고 하셔서 (단원고등학교) 아이들 명찰도 다 갖고 오셨더라. 아이들 여행 시켜주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관객들과 대화 있을 때는 스테이지에는 못 올라가셨지만 관객들과 따로 직접 얘기도 나누셨다. 얼마 전엔 교포 분들과 간담회도 몇 번 가졌다. 영화 얘기 뿐만 아니라 세월호와 관련된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직접 나누셨다고 한다. 

-'부재의 기억'이 아카데미 시상식 본상 후보에 들었는데 이 계기로 어떤 반향을 기대하는지. 

▶'부재의 기억'은 온라인 상에 공개돼 있어 이미 굉장히 많이 알려졌다. 미국의 매체들과 영국의 가디언과 같은 서구 매체들이 좋은 얘길 해주고 있고 이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이 크다. 또한 이 작품을 온라인 상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시상식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이 보게 되고 관심 갖게 될 것 같다. 부모님들 등 유족들과 잠수사들이 조금이라도 '세상이 우리와 함께 하는구나' 느끼실 수 있을 것 같고 또 그러길 바란다.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일정은. 

▶시상식이 끝나고 다음날 저녁 비행기로 뉴욕을 가야 한다. 다른 장편 다큐멘터리가 뉴욕 모마 갤러리가 주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청받아서 참석하러 가게 됐다. 뉴욕에 며칠 있다가 귀국할 것 같다. 그동안 휴먼 다큐를 많이 했는데 세월호 이야기를 하고 최근에 만든 작품도 그와 같은 이슈와 관련이 없진 않은 것 같다. 그런 작업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대한민국을 보고 싶고 그리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도대체 내가 사는 이 나라는 어떤 나라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떨 때는 좋기도 하고 어떨 때는 창피하기도 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그런 대한민국에 대해 제가 그리고 싶은 부분을 그리고 싶다. 그간 해왔던 휴먼 다큐 방식도 같이 쓰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보려고 하고 있다.

<【N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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