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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위해" 전세계 기부 마스크, 中홍십자가 빼돌렸다

공무원 차량에 박스째 옮겨 싣는 장면 포착
시민 물론 병원 방역물품 부족 속 비난 폭주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0-02-07 16:51 송고 | 2020-02-07 18:17 최종수정
지난달 25일 우한 홍십자 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채 근무하고 있는 의료진들. © AFP=뉴스1
지난달 25일 우한 홍십자 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채 근무하고 있는 의료진들. © AFP=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3만명을 넘어선 중국에서 홍십자(중국 적십자)가 기부 받은 마스크를 병원이 아닌 공무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홍십자는 국제 적십자사연맹(IFRC) 회원국이지만, 비정부기구(NGO)가 아니라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준정부기관이다. 

7일 미국 CNN에 따르면 지난 1일 중국 국영방송을 통해 한 남성이 우한시 홍십자 창고 옆 검은색 차량 트렁크에 3M 마스크 상자를 싣는 장면이 중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차 한쪽에는 흰색으로 '정부 공무원을 위한 차량'이라고 적혀 있었다. 

반발이 심해지자 우한 정부는 "홍십자가 의료진과 지역사회에 관련 보호장비를 다 배포했다고 해, 영상 속 남성에게 마스크를 가져가도록 허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주 내내 중국 온라인에서는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는 정부 관리들의 차량 번호판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랐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우리는 공무원들이 아니라 최전방에서 신종 코로나와 싸우는 사람들을 위해 물건을 기부했다"는 글이 올라와 많은 공감을 받았다.

이에 대해 CNN은 "홍십자 등 중국 내 구호단체들은 국제사회와 자국민으로부터 수백만달러(수십억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우한 내 많은 병원들이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부품을 공무원에게 지급해 대중의 분노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앞으로 모든 기부는 5개 정부 지원 자선단체 중 한 곳을 거쳐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이후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기부자들이 보낸 물품은 우한 의료진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관리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신종 코로나 중심지인 후베이성 앞으로 마스크 9316개, 의료 보호복 7만4522개, 고글 8만456개 등 모두 6억위안(약 1020억원)이 넘는 기증품이 전달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우한 의료진들은 홍십자 센터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도 마스크 한 상자밖에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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