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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으로 주식 산다'…카카오, 증권업계 뒤흔들까

금융위, 5일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의결 예정
"가입자 3000만명 기반 리테일 장악할 것"…증권사들 경계 눈초리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0-02-05 06:20 송고 | 2020-02-05 09:25 최종수정
 
 

간편결제 업체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카카오페이는 3000만명이 넘는 누적 가입자 수와 핀테크(금융기술)를 바탕으로 증권업계를 뒤흔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B(투자은행)부문에서는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다른 증권사들은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카카오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4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어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만큼, 이날 금융위에서도 안건이 무난히 의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8년 10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인수 대금은 4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바로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설립됐으며 신안그룹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인수를 완료하면 신안그룹은 2대 주주(40%)로 내려앉는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4월8일 금융위에 바로투자증권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는 내용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무죄 선고하자 검찰이 항소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됐었다. 이후 지난해 11월 2심에서 무죄가 나와 심사가 재개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플랫폼 안에서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펀드·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 상품 거래와 자산관리를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핀테크를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가 예상된다. 카카오는 바로투자증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동한 해외주식·채권·펀드 관련 트레이딩 시스템을 곧바로 내놓을 수 있도록 기술적 준비를 완료한 상황으로 전해진다.

28일 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가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2017.12.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8일 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가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2017.12.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최근 카카오페이는 기존 선불전자지급수단(카카오페이머니)을 바로투자증권의 증권계좌와 연계하는 고객에게 5%의 이자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앞두고 고객 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8월 누적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돌파했다. 만 15세 이상 국민 4명 중 3명이 가입한 셈이다. 잠재적인 고객이 많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객의 자투리 돈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투자해 준다든지, 고객이 여행을 좋아하면 여행 관련 종목을 추천해준다든지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며 "부동산 P2P나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관련 서비스도 기대된다.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은 다른 증권사들의 혁신도 불러오는 등 장기적으로 증권업계를 뒤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바로투자증권의 자본금이 적기 때문에 카카오가 증권업을 통해 큰돈을 벌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일단 베타 버전으로 증권사를 운용하다가 증권업이 돈이 된다고 판단하면, 카카오뱅크 때처럼 급속히 자본력을 확충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증권사들은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이 달갑지 않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키움증권이 나타났을 때처럼 카카오가 리테일 쪽을 금방 장악해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수익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IB부문과 관련해서는 "카카오가 IB 인력을 끌어당겨와 일을 할 수는 있겠지만, IB 부문 경험이 없는데다 초기에 시스템이 잘 갖춰질지 등이 의문이라 당장 IB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는 등 카카오의 한계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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