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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대란]②"결제됐는데 일방 취소"…비양심 셀러 '페널티' 어떻게?

주요 이커머스, 다양한 판매자 입점하는 '오픈마켓' 운영
이커머스 인지도만 믿었다간 낭패…비상식 거래에는 '페널티'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20-02-04 05:40 송고 | 2020-02-07 14:34 최종수정
© 뉴스1

# 40대 남성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페렴)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27일 쿠팡에서 마스크를 주문했다. 어린 자녀들과 부모님까지 온 가족이 사용하기 위해서다.

A씨는 다음날 집 앞으로 온다는 '로켓배송'을 기다렸지만 깜깜무소식이었다. '연휴 직후여서 그렇겠거니' 하며 하루를 더 기다렸지만 그에게 전달된 것은 '취소 안내 문자'였다.

뒤늦게 다른 마스크를 구입하려 했지만 모두 '품절'이었다. 그는 쿠팡에 전화를 걸어 따져 물었지만 해당 상품은 쿠팡이 아닌 쿠팡에 입점한 셀러(판매자)가 판매했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최근 마스크 '품절'사태를 틈타 폭리를 취하는 일부 비양심 판매업자들 때문에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에는 쇼핑몰 사업자가 책임지고 판매하는 상품들도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상품을 입점 셀러가 판매하고 있다. 일부 비양심 셀러들은 마스크 수요가 급증한 틈을 타 고객의 기존 주문을 취소하고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커머스, 비상식 거래에 '페널티' 부과…"적극 신고해 주세요"

4일 업계에 따르면 각 온라인쇼핑몰은 이 같은 비상식적 거래행위를 모니터링하고 관련 셀러를 제재하는 내부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오픈마켓 사업의 특성상 모든 셀러의 주문 취소 사유를 파악하기 어렵고 이들을 강제할 수단도 뾰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강력한 페널티 규정이 있는 곳은 위메프다. 위메프는 '품절 보상제'를 두고 있다. 고객이 주문했는데 품절된 경우 셀러에게 소명을 요구하고 그 소명이 적절치 않다면 고객에게 '보상 포인트'를 지급하게끔 한다.

쿠팡은 모니터링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값을 올리는 셀러를 파악하고 경고한다. 경고에도 가격 복구를 않는 셀러들은 판매가 중단된다. 또 일방적인 주문 취소가 빈번할 경우 셀러들의 판매 점수가 하락하는데 점수가 낮을수록 검색을 했을 때 하단에 노출된다.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도 비슷한 규정을 두고 있다. 비상식적인 가격 인상과 상습적인 강제 취소가 누적되면 해당 셀러의 점수의 점수가 하락하는데 역시 검색 시 하단에 노출된다.

11번가는 비양심 셀러들에 대한 추가 페널티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오픈마켓이 주 사업인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는 "셀러들의 가격 결정에 관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티몬은 주문 취소량이 많을 경우 그 내용을 셀러가 소명하도록 하고 있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는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해서 해당 상품이 아예 검색 노출되지 않도록 차단한다. 판매 중지에 맞먹는 효과가 있다.

제조사의 사정으로 마스크 가격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추가 근로가 발생하면서 생산단가 자체가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셀러들도 납품업체로부터 공급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격결정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유사한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려면 소비자들이 적극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부적격 셀러들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모두를 걸러내는 것은 쉽지 않다"며 "고객들께서 이렇게 비정상적인 가격이나 거래를 발견하신다면 저희 쪽으로 신고해 주시면 빠르게 조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유명 쇼핑몰이니까 산다?…대부분 오픈마켓 사업 운영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달 28~31일 한국소비자원·10개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마스크 관련 상담이 총 782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관련 상담의 구매처 1위는 소셜커머스(48.2%)였다. 이어 오픈마켓(29%), TV홈쇼핑(6%) 순으로 집계됐다.

주요 상담 내용(복수 응답)으로는 '인터넷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주문했는데 품절 등으로 주문 취소됐다'는 상담이 97.1%(759건)이었고 '마스크 가격이 인상됐다'는 상담이 16.1%(126건)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 대부분은 쿠팡·티몬·위메프를 '소셜커머스 3사'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과거 'XX명 모이면 반값에 판매'하던 소셜커머스 정체성을 거둬들인 지 오래다. 대신 다양한 셀러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오픈마켓 사업을 도입했다.

이 때문에 쇼핑몰의 명성만 믿고 마스크를 기다렸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쇼핑몰들도 비양심 셀러들을 제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오픈마켓 사업의 특성상 이들을 강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쿠팡은 상품을 직매입해 빠르게 배송하는 것을 사업의 핵심으로 삼는다. 하지만 쿠팡 매출의 10%는 오픈마켓에서 발생한다. 직매입 상품은 상품가가, 오픈마켓 상품은 수수료가 반영되기 때문에 직매입과 오픈마켓의 비중은 비등할 것으로 추정된다.

티몬은 소셜커머스 정체성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다. 티몬에서는 자사 상품기획자(MD)와 협력사가 공동 기획한 상품의 판매량 비중이 70%, 오픈마켓의 비중이 30%다. 위메프는 완전히 오픈마켓 사업자로 탈바꿈했다. G마켓·옥션·11번가는 대표적인 '원조' 오픈마켓이다.

목숨이 오가는 상황을 이용한 매점매석에 비난 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마스크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제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에 합동점검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100개가 넘는 제조사와 수만 곳의 판매자를 모두 규제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시민모임은 "온라인 쇼핑몰은 의도적으로 제품을 품절시키고 다시 가격을 인상하는 판매자나 과도하게 비싸게 파는 판매자 등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heming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