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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골 아니면 어떠랴…팀도 자신도 구한 손흥민의 밀어넣기

노리치시티전 결승골로 2-1 승리 견인…46일 만에 골맛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01-23 09:37 송고
노리치시티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손흥민.  © AFP=뉴스1

토트넘의 손흥민이 드디어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지난해 12월8일 번리와의 경기 이후 무려 46일만에 재가동 된 득점포와 함께 시즌 11호골을 작성했다. 이 득점이 팀의 정규리그 4경기 무승(2무2패) 고리를 끊어내는 결승골이 됐으니 더더욱 가치가 컸다.

골이 만들어진 '그림'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동료의 슈팅이 수비 맞고 높게 솟구친 것을 문전에서 머리로 밀어 넣었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많은 선수들이 엉켜있어 부상 위험이 따르던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던 슈팅이다.

어떻게든 골을 만들어내겠다는 집념과 함께 팀도 자신도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원더골이 아니면 어떠랴. 골라인을 넘어가면 똑같은 1득점이다.

토트넘이 2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노리치시티와의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최근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던 토트넘은 오랜 만에 승점 3점을 챙기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9승7무8패(승점 34)가 되면서 순위도 8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승리의 주역은 손흥민이었다.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은 1-1 상황이던 후반 34분 헤딩골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지난해 12월8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70m 폭풍 질주 후 원더골' 이후 46일 만에 다시 본 골맛이었고, 2020년 마수걸이 득점이었다.  

사실 이날 손흥민의 몸놀림은 그리 경쾌하지 않았다. 최근 슬럼프에 가까울 정도로 플레이가 뜻대로 되지 않았던 손흥민은 이날도 컨디션 좋을 때의 퍼포먼스와는 거리가 있었다. 전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몇 차례 좋은 슈팅 기회도 잡았으나 번번이 힘이 실렸다. 임팩트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이는 몸의 컨트롤 이전 마음이 앞섰다는 방증이다.

팀 전체적으로도 최근의 답답한 흐름이 해소되지 않았다. 전반 38분 델레 알리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토트넘은 추가골 기회를 번번이 놓치다 후반 25분 상대에게 PK 동점골을 내줘 또 승리가 날아가는 듯했다. 만약 다시 무승부에 그쳤다면 순위는 8위에서 9위로 또 떨어져야했다. 순위 하락보다 더 걱정은 자신감 하락.

이런 위기에서 팀을 구해낸 것이 손흥민의 집중력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34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측면에서 알리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높게 솟구친 것을 문전에서 머리로 밀어 넣어 득점을 기록했다. 개인적인 침묵을 깨고 팀의 무승 고리를 끊어내던 순간이었다. 번리전 원더골에 견주면 보는 맛은 떨어졌으나 가치는 이번 득점이 더 컸다.

1990년대를 풍미한 스트라이커 출신의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은 "누구든 슬럼프를 겪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가"라고 말한 뒤 "공격수는 결국 골이나 공격 포인트로 족쇄를 풀어야한다. 꼭 멋지게 골을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엉덩이를 맞고 들어가든 페널티킥으로 넣든 어시스트를 기록하든, 그런 포인트가 심리적인 자신감으로 바뀔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황 감독의 설명에 딱 부합하는 손흥민의 골이었다. 매번 메시급 퍼포먼스로 골을 기록할 수 없다. 골망이 찢어질 듯 강력한 캐넌슛이나 데굴데굴 굴러들어간 골이나 전광판에 기록되는 것은 똑같이 '1'이다.

시즌이 끝난 뒤 아주 중요한 분수령으로 평가될 수 있는 밀어넣기가 나왔다. 어떻게든 부진에서 빠져나오는 계기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단초를 마련한 손흥민이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