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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핵화 전 제재해제 없다'…北근로자 송출 '철퇴'

남강무역 등 2곳 대상…'최다 수용국' 中·러 겨냥 해석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20-01-15 09:20 송고 | 2020-01-15 10:50 최종수정
북한 근로자들이 작년 12월2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평향행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 © AFP=뉴스1

미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근로자 해외송출 관련 업체 2곳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가시화되기 전까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현재 미국의 대북(對北) 적대시 정책 철회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새로운 계산법' 제시를 요구하며 비핵화 관련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고, 이에 중국·러시아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서라도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미국으로선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 2375호 및 2397호 위반을 이유로 북한 평양 소재 '조선남강무역회사'와 중국 베이징 소재 '북경숙박소' 등 2곳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9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와 같은 해 12월 채택한 2397호에서 각각 유엔 회원국들에 △북한 근로자에 대한 신규 취업허가 및 기존 허가 갱신을 금지하고 △자국 내 북한 근로자들을 2019년 12월22일까지 돌려보내도록 했다.

이는 당시 북한 정권이 해외파견 근로자들을 통해 벌이들인 외화를 핵·미사일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안보리 제재 이전까지 북한의 해외파견 근로자는 중국·러시아 등지에 약 10만명, 이들이 북한으로 보내는 자금은 연간 5억달러 규모로 추산됐었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 제재 이후에도 일부 국가들의 '묵인' 아래 근로자 해외파견 사업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OFAC도 "북한 정권이 유엔 제재를 어기고 해외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근로자 불법 송출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작년 6월30일 판문점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OFAC에 따르면 남강무역은 2018년 러시아·나이지리아 및 중동 지역 국가 등에 대한 북한 근로자 파견사업 전반을 담당했고, 북경숙박소는 중국을 거쳐 해외로 파견되거나 귀국하는 북한 근로자들에 숙소를 제공하고 이들의 송금 관련 업무 등을 도왔다.

이에 대해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로 북한의 근로자 불법 송출 관행을 근절할 순 없겠지만, 미 정부로선 기존 대북제재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 정부는 작년 말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해외파견 근로자 송환시한 철폐 등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완화하는 내용의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마련했을 때도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 정부의 이번 조치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근로자를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나라가 러시아와 중국"이라며 "만약 그들이 유엔 제재를 따르지 않았다면 그 대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의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개인이나 기업·단체 등은 미국 내 소유 자산이 모두 동결되고 미국 시민과의 거래가 금지되고, 이들 제재대상과 거래한 국가·기업 등 역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커먼웰스클럽 초청 강연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하면서 "북한 문제는 중국 정부의 참여 없인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말로 중국의 '역할'을 주문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