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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인사권은 정부에"…기업銀 노조 셈법 복잡해졌다

文 "경력 면에서 미달하지 않아" 윤종원 임명 적절
노조 '협상 카드' 마땅치 않아…직원 반발도 부담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장도민 기자 | 2020-01-14 16:08 송고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2020.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윤종원 기업은행장 임명에 대해 외부 인사라고 비토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은행 노동조합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날 대통령 발언 직후 "(대통령이)노조의 질문에는 하나도 답하지 않았다"는 입장문을 냈지만 대통령에게까지 반기를 들며 윤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장기화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후 세 번째 신년기자회견에서 윤 행장에 대해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하는 바가 없다.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며 윤 행장의 임명은 적절했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윤 행장이 자격이 미달한 인사면 모르겠는데 경제금융 분야에 종사해왔고, 경제금융 청와대 비서관도 과거 정부에서 했고 우리 정부에서는 경제수석과 IMF 상임이사까지 역임했다"며 "경력에서 전혀 미달되는 바가 없다. (기업은행)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 3일부터 윤 행장이 은행업 경력이 전무한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을 막고 있으나 문 대통령은 노조의 이같은 주장에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노조는 윤 행장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행장 취임 지연으로 임직원의 인사가 늦어지면서 조직 내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노조 측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육아휴직을 앞둔 일부 직원과 승진 대상자로 꼽히는 직원들로부터 인사 지연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이며 기업은행 노조는 윤 신임 행장에 대해 '은행업 경력이 전무한 낙하산 인사'라며 '4월까지 출근 저지 투쟁과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이날 윤 행장은 노조원들의 저지로 출근하지 못했다.2020.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과거에도 국책은행이나 공공기관 노조가 신임 최고경영자(CEO) 출근 저지 투쟁을 관행적으로 해왔다. 그 때마다 '노조의 과도한 실력 행사'와 '낙하산 인사 폐해'라는 상반된 논란이 제기됐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수출입은행장 임명 후 나흘간 출근하지 못하다 노조를 경영 파트너로 인정하고 닷새 만에 정상 출근했다.

윤 행장은 노조와의 대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노조를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며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수차례 말했다.

이와 별도로 기업은행은 노조의 출근 저지 장기화에 대비해 이번 주 사용 계약이 끝나는 윤 행장의 금융연수원 임시집무실을 일주일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언제라도 윤 행장의 취임식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현수막 제작 및 행사 개최 준비는 마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의 퇴로가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노조도 대화를 검토해야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했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