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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대만인들 차이잉원이 아니라 시진핑을 심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0-01-11 22:48 송고 | 2020-01-11 23:13 최종수정
11일 대만 총통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 총통이 활짝 웃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11일 대만 총통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 총통이 활짝 웃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대만 국민들이 차이잉원 총통이 아니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심판했다.

11일 치러진 대만 대선에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현 총통이 홍콩 시위로 인한 반중정서에 힘입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총통 재선에 성공했다.
◇ 차이 총통 홍콩 시위로 기사회생 : 차이 총통은 득표율 57%를 기록, 국민당 한궈위 가오슝 시장(38%)을 크게 누르고 당선됐다.  

이는 홍콩 시위 이후 ‘홍콩 다음은 대만’이라는 정서가 확산되면서 대만 국민들이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에 몰표를 던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미중 무역전쟁도 유리하게 작용 : 미중 무역전쟁도 차이 총통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로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자 중국에 진출했던 대만 기업들이 대거 ‘U턴’했다. 이에 따라 대만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

사실 차이 총통은 역대 대만 총통 중 존재감이 가장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차이 총통이 집권 후 독립노선을 표방하고 나서자 중국은 다양한 경제 보복을 했다. 이에 따라 대만 경기가 급격히 냉각했고, 지지율이 수직 하락했다.
차이 총통의 일방적 대만독립노선은 국민들의 피로감을 증폭시켜 그를 레임덕에 빠지게 했다. 차이 총통은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직후 민진당 주석 직까지 내려놓아야 했다.

그러나 2019년 6월부터 홍콩의 반송환법 시위가 시작되자 반중정서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차이 총통은 기사회생했다.

◇ 트럼프-시진핑 대리전서 트럼프 승리 : 대만 총통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대리전 성격도 강했다. 

반중친미적인 차이 총통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대만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주요 동맹국'으로 지칭하며 노골적인 친대만 행보를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대만의 차이 총통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등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의도적으로 무시해 왔다.

더 나아가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6월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분류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식 폐기했다.

이에 비해 시진핑 주석은 ‘일국양제’로 대만을 유혹했다. 그러나 대만 국민들은 홍콩시위로 일국양제가 무너지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트럼프와 시진핑의 대리전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것이다. 시 주석에게는 굴욕이다.

시 주석이 중화권인 홍콩과 대만도 간수하지 못하면서 세계 유일 슈퍼파워 미국에 도전하는 것은 ‘당랑거철(螳螂拒轍,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거스른다)’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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