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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는 줄고 규제는 많은데, 해외 우수과학자가 한국 올까요?"

노도영 IBS 신임 원장 첫 기자간담회
예산 감소에 연구원 처우 개선 등 한계 토로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20-01-06 15:25 송고
노도영 한국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이 6일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관 운영 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IBS 제공)© 뉴스1

"연구비는 줄고 규정은 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 진짜 우수한 해외 과학자들이 올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은 6일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계약조건과 달라진 현실에 현재 외국인 연구단장들의 불만이 크고 연구단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지난 2019년 11월 IBS의 3대 원장에 취임한 이후 열린 첫 간담회에서 노 원장은 IBS의 기본 철학으로 돌아가 우수한 연구자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율적인 연구 환경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면한 현실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IBS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과학기술 정책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설립의 일환으로 2011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기초과학 전담 연구기관이다. 세계적인 석학을 연구단장으로 선발해 매년 100억원의 연구비를 최소 10년 간 지원하는 파격적인 운영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IBS에는 30개 연구단이 운영되고 있다.

노 원장은 "연구자들이 기초과학 테두리 안에서 본인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오랫동안 해보도록 지원하자는 게 IBS의 기본 철학"이라며 "그동안 주로 기초연구를 수행하던 대학과 달리 IBS는 전문성을 갖고 큰 집단을 이뤄 장기적으로 연구하는 게 차이"라고 설명했다.

IBS는 설립 8년 만인 지난해 네이처 인덱스 순위에서 전 세계 정부 연구소 중 18위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스타 과학자에게 막대한 권한을 몰아주는 운영방식 때문에 외부의 견제와 우려의 시선들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정권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연구단별 평균 연구비는 6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특히 지난해에는 연이은 정부 감사와 연구단장들의 각종 연구부정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노 원장은 "현재 감사를 통한 문제 파악은 모두 끝났고 후속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그동안 연구비가 적었을 때 대학 등에서 일어나던 관행이 연구비가 커진 상태에서도 이어져 규정을 어긴 게 많아 엄정하게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IBS는 이 기조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IBS는 역량있는 젊은 인재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보수체계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각 연구단의 연구비에서 인건비를 충당하는 구조 상 예산 확대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연구비가 지금처럼 계속 줄어들면 연구원 수를 줄이거나 연구 규모를 줄여야 한다.

노 원장은 "연구단장들이 처음 제시한 연구 규모와 달라 괴로워 하고 있다"며 "단장과 협의해 현실적인 예산 규모에 다른 규모로 가로고 할 수 밖에 없는데 연구단 역할을 하기에 지금이 최소 수준이라 더 줄이긴 힘들다"고 토로했다.

연구비는 줄고 감시의 눈은 점점 날카로워지자 특히 외국인 단장들의 심리적 동요가 큰 상황이다. 연구비가 줄긴 했어도 여전히 개인 연구자들에 비해선 큰 투자를 받는 IBS 연구단에 '노벨상' 등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현실도 연구단장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노 원장은 "IBS의 금기어 중 하나가 노벨상"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노벨상이 아니라 새로운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IBS는 투자 대비 통계적으로 연구성과가 좋다"며 "이는 연구 잘하는 사람에게 연구비를 많이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명의 연구자들을 모아 큰 연구그룹을 만들고 최소 10년 간 연구할 기회를 가진 연구단장은 성과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한다"며 "소명의식이 낮은 일부 외국인 연구단장도 있지만 앞으로 그런 부분을 충분히 심어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IBS는 올해 8년을 채운 초기 연구단들이 연구 지속과 중단을 결정할 첫 평가를 받는다. 노 원장은 연구 주제의 변화와 국가적 역할, 연구단장의 교체 시기 등을 면밀히 고려해 중단되는 연구단이 나오면 젊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새 피'를 수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 원장은 "우수한 연구를 해왔지만 이미 성숙해 발전 가능성이 낮거나 연구단장이 전년애 가까운 연구단은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며 "종료된 연구단은 좀 더 젊은 연구단장들이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새로 선발해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