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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탁, 열받으면 발암물질 생성…"전량 리콜해야" 청원 제기

고온에서 5일만 지나도 NDMA 기준치 초과
"상온에서 오래 두고 투약할 때도 위험할 수 있다"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20-01-06 11:57 송고
© 뉴스1

잔탁으로 촉발된 라니티딘 사태와 관련, 미국 한 민간연구기관에서 발암추정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생성 실험 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연구기관은 열에 노출될 경우 NDMA 발생결과를 공개하며 온도제어 및 경고문구 부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알라미다에 위치한 애머리파마(Emory Pharma)가 진행한 실험에서 잔탁이 최소 5일이상 열에 노출됐을 경우 미국식품의약국(FDA) 허용치를 초과하는 암유발 화학물질이 생성됐다고 전했다. 에모리파마는 FDA에 모든 해당 제품을 리콜해야된다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FDA는 잔탁 및 복제약 제조사들에게 제품 테스트를 통해 환자들이 하루 NDMA 96나노그램(ng)이상 노출될 가능성에 대한 대한 조사를 요청했으나 아직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에머리가 진행한 새로운 분석결과에 따르면 운송 트럭과 같은 고온에 노출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머리파마는 실험결과 열에 노출된 시간에 따라 NDMA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며 이러한 발암유발물질 검출은 제조업체가 분석을 마친 후 의약품이 포장된 이후 상황일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실험결과 섭씨 70도(화씨 158도)에서 노출된 고용량 라니티딘 샘플은 불과 5일만에 FDA 1일 NDMA 한도인 96ng을 초과했다. 같은 온도에서 12일 후 NDMA수치는 142ng을 기록했다.  또한 섭씨 25도(화씨 77도)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도 12일 후 NDMA 수치가 25ng 상승했다.

이번 실험결과를 발표한 에머리파마는 지난 9월 리니티딘에서 NDMA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던 민간연구기관인 밸리슈어(Valisure)로부터 의뢰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론 나자피 최고경영자(CEO)는 잔탁 및 그 복제약을 비롯한 NDMA 관련 소송에서 전문가 증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에머리파마는 우수실험실관리기준(GLP) 및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cGMP) 준수 또는 FDA와 마약단속국(DEA) 등록 및 검사를 대행해주는 기관으로 주로 미생물학, 세포 생물학, 의약 화학 및 생물 분석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기관으로 알려졌다.    

에머리파마는 이번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일 FDA에 청원서를 제출해 라니티딘을 함유한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이미 시장에 출시된 제품을 리콜 및 향후 판매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안전성 테스트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약물은 온도제어차량으로 운송해야 하며 열에 노출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부산물이 생성될 수 있다는 경고문구를 부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자피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열이 많을 수록 더 많은 NDMA를 생성한다"며 " 실온상태인 집에서 보관할 경우에도 점차적으로 NDMA를 생성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제레미 칸 FDA 대변인은 접수된 청원에 대해 검토 후 응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제출 서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으며 다만 FDA는 안전하고 수준높은 약물 공급을 위해 제조사들과 협력중이라고 말했다.

FDA는 지난해 9월이후 NDMA 검출 이후 관련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미칠 위험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발암유발물질인 NDMA는 안전 수준에서 위험 수준까지 다양하게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미국내 잔탁을 판매하는 사노피를 비롯, 많은 라니티딘 계열 약물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자발적인 리콜을 단행한 상태다. FDA는 아직 광범위한 리콜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 

나자피는 "매일 여러번 복용했던 일부 사람들은 더 높은 수준의 NDMA에 노출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조업체는 라벨에 특정 온도 이상으로 가열된 경우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표시해야한다"며 "그렇지 않을경우 발암유발 물질에 다량 노출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실험결과는 국내 상황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미 지난 9월 라니티딘 성분이 포함된 269개 품목에 대해 처방금지 조치를 내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해당 약물이 유통되지 않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실험결과에 대해 "발사르탄 같은 경우 제조 공정에 포함된 물질이 원인이었으나 라니티딘은 물질 자체가 불안정해 온도와 같은 보관 상태에 따라 이런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미국은 아직 하나하나 분석하고 있는 단계라 조금 느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약사들이 다시 판매하기 위해서는 운송이나 냉장보관 등 문제가 된 부분들을 개선해 NDMA가 발생하지 않는것을 증명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해당 품목들에 대한 판매가 금지된 상황이라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상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FDA는 라니티딘이 소비된 후 체내에서 NDMA로 전환되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나자피는 잔탁은 지난 1983년에 승인받은 약물로 당시에는 현재 수준으로 정밀하게 NDMA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