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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안전한 나라 되길"…민식이가 남기고 간 새해소망

아산 사고현장 등 스쿨존 시설 개선됐지만
주민들, 안전 최우선하는 사회 분위기 바래

(아산=뉴스1) 김아영 기자 | 2020-01-01 08:00 송고
지난 9월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김민식 군의 사고 현장.© 뉴스1

더 이상 다치거나 죽는 아이들이 없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새겨져 있어서일까?

1일 아산의 한 중학교 앞. 지난해 9월 김민식군(9)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곳 학교 앞 도로 주변은 몰라보게 환경이 개선됐다. 

사고 후 현장에는 김군 부모의 바람이 담긴 신호·과속 카메라가 설치됐고, 이제 지나가는 차량들은 시속 30km 이하로 주행하고 있었다.

학교 인근 가게 주인은 "사고 후 과속·단속 카메라와 조명이 설치됐고, 횡단보도도 재설비했다"며 "더 이상의 사고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산 한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모습.© 뉴스1

지난해 9월 11일 사고 당시 김군은 동생(4)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순간 사고 차량이 김군 형제를 덮쳤다. 건너편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김군의 엄마는 사고 소리에 밖을 내다 보고 믿기지 않는 모습을 확인했다. 

다름 아닌 민식이라는 것을 확인한 엄마는 밖으로 뛰어나가 김군을 부여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군은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끝내 세상을 떠났고, 동생은 찰과상을 입었다.

당시 횡단보도는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과속방지턱 외에 별다른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사고 후 김군의 아빠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안전을 강화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해 지난 10월 아산지역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이명수(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 이른바 '민식이법'이 발의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19일에는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스쿨존에서 모든 아이가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법안이 발의되고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정기국회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일에서야 가까스로 '민식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군 엄마 박초희 씨, 아빠 김태양 씨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안(민식이법), 하준이법(주차장법 개정안) 통과를 지켜보고 있다. 2019.12.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법안 통과와 함께 제2의 민식이를 막기 위한 관련 예산 배정이 이뤄져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청도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줄이기 대책을 속속 내놓았다.

사고가 난 아산시는 오는 2022년까지 어린이보호구역 46개소 전체에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른바 '민식이법'이라 불리는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 카메라와 신호등 설치를 의무하는 내용이 담겼다.

제한속도 위반, 전방주시 태만 등으로 어린이가 상해를 입으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3000만 원의 벌금형에, 사망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학부모연대 관계자는 "부모 세대와 달리 요즘 학교 앞에는 차가 많이 다녀 위험한 경우가 너무 많다"며 "이번 사고로 인해 전국적으로 많이 변화하고 있어 다행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인식이 약해지면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특히 학교나 놀이터 인근에서는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교통시설이 더욱 강화되고 모든 기성 세대가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군의 부모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민식이 이름을 딴 '민식이법'이 선한 영향력이 돼 앞으로도 다치거나 사망하는 아이들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haena935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