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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참사 가해기업 처벌 길 막혀…법적 근거 마련돼야"

"양벌규정 있어도 기업에 직접 형사책임 묻기 어려워"
사회적참사 특조위 토론회 개최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2019-12-26 16:00 송고 | 2019-12-26 16:06 최종수정
장완익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회적참사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사회적 참사를 일으킨 기업의 형사법적 책임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2019.12.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300여명이 숨진 세월호참사 가해기업 청해진해운은 형법상의 범죄로 처벌받지 않았다. 이처럼 참사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처벌이 실제로 미진한 가운데 가해기업에 형사책임을 물리는 실질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18층에서 '사회적참사를 일으킨 기업의 형사법적 책임'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청해진해운은 '해양환경관리법'이 정한 기름유출행위와 관련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을 뿐 살인죄나 업무상과실치사 등 형법상의 범죄로 처벌을 받지 않았다. 가습기살균제참사에서도 기업 대표들은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기업 자체는 1억5000만원 벌금에 그쳤다. 기업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있지 않아 형사책임이 축소돼 법망을 빠져나갔다는 지적이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김성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침해하는 기업에 처벌하는 법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법률들이 기업처벌을 제대로 할 수 없게끔 만들어져 있다"며 "실제로 처벌에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양벌규정에 따르면 (기업)조직은 책임이 있는 것 같은데 (기업 고위관리직 등) 개개인의 책임 여건은 형법에서 막혀있다"며 "조직화된 무책임사례이며 이를 해결할 수 있게 새로운 기업처벌법을 구상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벌규정이란 어떤 범죄가 이루어진 경우에 행위자를 벌할 뿐만 아니라 그 행위자와 일정한 관계가 있는 법인이나 사람도 형을 과하는 규정이다. 양벌규정이 있음에도 기업에 대해서 직접적인 형사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해양환경관리법'과 같은 양벌규정은 기업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살인죄 등 형법상의 고전적인 범죄와 관련해서 기업을 처벌할 가능성은 막혀있다. 또 '산업안전보건법'의 양벌규정에서도 형사책임이 원청기업에까지 미칠 수 없는 등 걸림돌이 곳곳에 놓여있다.

이어 발제를 한 김한균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벌규정은 기업에 대한 처벌을 기업에 속한 개인 행위자의 형사책임에 종속된 것으로 볼 뿐 기업자체의 사회재난유발적 구조 내지 구조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독자적으로 묻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예방과 안전관리의 실질을 이행하지 않도록 구조화되어 있는 기업이라면 예방과 관리 책임분담의 조직선상에서 각 행위자의 책임은 서로에게 전가되고 무책임의 결합이 누적되어 결국 중대재해와 사회적 참사로 이어지게 된다"며 "그런 점에서 기업의 형사책임을 규정하고 중하게 묻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업에 대해 형사처벌을 묻기 위해서는 사업주와 영영책임자와 관리책임자와 실행책임자로 이어지는 복잡한 기업활동 구조를 추적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며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입법을 계기로 시작해 수사와 소추, 양형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개선해야할지 논의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시간에는 장동엽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사고에는 상한이 없는 징벌적 배상제와 소비자 집단소송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도 연동되어 도입되어야 한다"며 "검찰과 공정위 등 수사와 조사기관들이 자의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김용균시민대책위 법률지원단장의 송영섭 변호사는 김용균 사고로 한국서부발전 대표이사를 포함해 주위적 살인죄와 예비적 업무상과실치사죄, 산업안전법 위반으로 고소고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원하청 대표자가 아니라 중간관리자만 기소된 점을 지적했다.

송 변호사에 의하면 한국서부발전 대표이사와 기술전무는 업무상과실치사가 모두 무혐의 처분됐으며 중간관리자 7명만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의견 송치됐다. 그는 "원하청 본사 책임자들이 2인 1조 근무원칙을 위반하고 설비 위법을 몰랐을 지 의문이며 설령 몰랐다고 하더라도 책임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검찰과 법원은 하수급업체의 대표이사나 현장소장 등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원청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원하청 대표자를 형사처벌 대상인 실질 책임자로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suhhyerim77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