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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됐어요"

[인터뷰] 한국동물교감전문가협회 대표 이유미씨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문동주 인턴기자 | 2019-12-17 08:30 송고 | 2019-12-17 12:28 최종수정
애니멀커뮤니케이터 '루나'로 활동중인 이유미씨. © 뉴스1
애니멀커뮤니케이터 '루나'로 활동중인 이유미씨. © 뉴스1

"반려견 '달마'가 떠나고 나서 많이 힘들었어요. 어디선가 아이가 행복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면 이렇게 힘들진 않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동물교감, 레이키(Reiki) 등 제가 알아야 하는 것들을 배웠어요. 오랜 공부 끝에 우리가 만나고 헤어진 모든 과정이 필연적 성장을 위한 고통이었음을 알게 된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깨달음이 있었죠."

방송작가, 여행기자로 일하던 이유미씨는 현재 한국동물교감전문가협회 대표로,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겐 애니멀커뮤니케이터 '루나'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게 왜 애니멀커뮤니케이터가 됐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말하며 "소명이라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애니멀커뮤니케이터'(이하 '애커')란 동물의 마음을 읽어내는 사람이다. 한국직업사전에 동물교감전문가로 등재됐다.

국내에 애커가 알려지게 된 것은 10년 전 하이디 라이트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다. 한국을 찾은 그는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던 강아지, 최고의 명마에서 야생마로 돌변한 말, 동물원에서 왕따를 당한 원숭이와의 교감을 통해 동물들의 행동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사진 SBS TV동물농장 방송 장면 캡처 © 뉴스1
사진 SBS TV동물농장 방송 장면 캡처 © 뉴스1

이후 국내에도 하이디와 같은 애커들이 생겼다. 현재 한국동물교감전문가협회에 등록된 애커만 10명. 등록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한다면 2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애커를 찾는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이다. 그 중엔 직접 배워보고 싶다며 이씨의 강의를 듣는 사람도 있다. 

이유미 대표는 "애니멀커뮤니케이션은 동물을 사랑하는 누구라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반려동물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런 순간들이 교감의 시작이다"며 "다만 기본적으로 촉이 좋은 사람들은 빨리 배우는 편이다. 동물을 좋아해 강의를 듣는 한의사 부부가 있었는데 (다른 사람의) 강아지 사진을 보고 그 집의 발 매트 색깔, 모양까지 자세하게 맞췄다"고 전했다. 

최근 출간된 그의 책 '다시 만나자 우리'는 이 대표가 그동안 보호자들의 신청을 받고 죽은 동물과 교감했던 사례들을 바탕으로 했다. 특히 동물과 사람처럼 대화를 나누는 부분은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이 대표는 "책에 표현하다 보니 대화하듯 썼지만, 실제 동물과의 대화가 언어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오감'을 통해 동물이 전하는 느낌을 받아 이를 보호자(의뢰인)에게 말로 전달하는 것이다"면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평소에 경험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동물과의 교감을 폄훼하기도 하지만, 보호자의 반려동물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을 말하기 때문에 결국 믿는다"고 말했다.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이미지투데이 © 뉴스1


교감은 크게 살아있는 동물과의 '일반교감', 죽은 동물과의 '영혼교감', 잃어버린 동물과의 '실종교감', 상처받은 동물들을 위한 '치유교감'으로 나뉜다. 직접 동물을 보지 않아도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사진을 보내면 사진을 통해 그들의 영혼과 교감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살아있는 동물은 집안, 공원 등 내게도 익숙한 공간이 보이는 반면, 사후세계는 새롭다"며 "죽은 동물도 내게 살아있었을 당시의 이야기를 해준다. 환생한 경우도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보호자에게 느낀 것을 전달하고 확인을 받으면 모든 퍼즐 조각들이 맞춰진다"고 설명했다.

그가 애커로 활동한지도 만 7년.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을 묻자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 강아지가 있다고 했다. 보호자들이 여러 번 강제 교배를 시켜 두 번이나 자궁 수술을 한 생후 1년된 강아지였다. 

가족들이 몸에 손을 대는 것 조차 싫어하고 집 한쪽 구석에만 지내 씻기지도 못하고 밥과 물만 챙겨준다는 내용이었다. 사진을 통해 교감을 한 강아지의 상태는 사람으로 치면 강간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이 대표는 치유교감을 시작했다. 

치유교감은 '레이키' 요법으로 진행된다. 인도에선 사람에게도 많이 하는 일종의 기(氣) 치유법이다.

그는 "5일째 되던 날 가족들이 보기에도 드라마틱하게 변했다고 했고, 10일째가 되니 목욕도 시킬 수 있을 만큼 강아지의 상태가 좋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강아지가 완치된 것 같으니 교감을 멈추고 싶어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말했다. 

강아지가 받은 고통에 비해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보호자들 입장에선 비용이 드니 더 하라고 강요할 수 없었던 것. 이 대표는 강아지가 안쓰러워 혼자 3일을 더 했지만 계속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한 달 뒤 강아지가 다시 안 좋아졌다는 항의 전화가 왔다고 한다.

이 대표는 "교감을 했는데 왜 차도가 없냐는 내용의 항의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달 뒤, 가족들은 결국 그 강아지를 안락사시켰다고 했다. 너무 안타까운 아이다"라고 말했다. 
   
17년째 채식을 하고 있다는 그는 동물권에도 관심을 갖고 이와 관련된 책도 두 권 출간했다. 지금은 동물과 교감하는 방법을 설명한 책을 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사람에게 동물들이 곁으로 온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그는 "단순히 사랑해주고 산책을 시켜주는 등 그 이상으로 우리는 동물들로 인해 치유 받고 있고, 아마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같은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며 "그리고 난 교감을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동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많이 알려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유미씨의 17살 된 반려견 두마리 © 뉴스1
이유미씨의 17살 된 반려견 두마리 © 뉴스1



yeon737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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