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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도 '기후재앙' 준비…국가 붕괴까지 상정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 보고서
과학계·기업·교황청·유엔 "기후 재앙 임박"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19-12-07 10:36 송고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 소년이 화가 난 지구 그림을 들고 있다. © AFP=뉴스1

"사람들이 죽어가고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 당신들은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만 16세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9월24일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을 상대로 외친 말이다. 환경운동가뿐 아니다. 유엔·과학계·교황청부터 환경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기업·금융권까지 입을 모아 "기후 재앙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국제사회는 위기를 인식하지 못한 채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와중에 미국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국가 차원의 대비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3일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與時齋)에 올라온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글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007년 이후 △기후 위기에 대비한 군 시설의 탄소 순배출량 제로(0) 목표 추진 △복합 비상사태에 대비한 다양한 전시(戰時) 시나리오 △군 기지 이전 등을 준비해왔다. 

심지어 최악의 기후 재앙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내 국가비상사태와 해외 동시다발 재난 및 국가 붕괴 시나리오까지 상정하고 대비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미국 군사·안보 전문가인 마이클 클레어 햄프셔대 명예교수 신간 '지옥문이 열리면: 미 국방부의 기후변화에 대한 관점'(All Hell Breaking Loose: The Pentagon's Perspective on Climate Change)에 담겼다. 

책에 따르면 미 국방부 핸드북과 국방부 훈령에도 "석유 기반 차량을 대안 연료로 대체해야 한다"거나 "새로 개발되는 모든 신무기와 장비가 기후의 극단적 상황에서 내구성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미국 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조직인 국방부에서 군 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고 갖가지 기후변화 위기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중국이 만들어낸 사기'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반환경론자다. 

안 교수는 이어 "환경단체가 아닌 국방부가 군 생존과 안보이익을 위해 '탄소배출 제로'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는 점도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만이 아니다. 최근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도 "전시 수준의 비상 자원 동원체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현재 과학계에서 나오는 분석과 전망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기후 관련 안보 위기로 2050년엔 주요 해안 도시 침수는 물론, 대량 기후난민, 문명 붕괴와 핵 전쟁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고 여시재는 전했다. 

안 교수는 이에 대해 "과연 한국의 정부와 시민사회는 '누가 지구를 잃어버렸는가'란 의문에 답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기후 재앙 앞에선 진보도 보수도, 586과 미래세대의 구분도 의미가 없다. 기후 재앙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