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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쥐고 밤새우던 韓 10대…제발로 중독치료 받다"

CNN "새벽 4시까지 13시간 스마트폰…멈출 수 없었다"
스스로 심각성 인지하고 여가부 프로그램 자발적 참여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19-10-21 17:44 송고 | 2019-10-25 10:57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조절할 수 없다고 자각한 일부 10대 청소년들이 제발로 정부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CNN은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등학교 1학년생 A모양(16)의 이야기를 전했다.

A양은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다가 새벽 4시가 돼야 자신이 13시간 동안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는 걸 깨달았다. 학교에 가려고 일어나야 하는 시간까지 3시간도 채 안 남은 시점이었다. A양은 "스마트폰을 그만 봐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했다"면서 "멈추지 못해서 새벽까지 계속 들여다봤다"고 회고했다.

중학교 때까진 보통 성적을 유지한 A양이지만 고등학교 때는 반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었다. 밤 늦게까지 페이스북 피드를 훑어보고,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스노우'로 사진을 찍고 카카오톡 메신저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걱정한 A양의 아버지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했으나, A양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스마트폰을 오랜 시간 썼다.
하지만 통제력을 되찾고 싶었던 A양은 결국 지난 7월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12일짜리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 등록하기로 결심했다.

지난 2015년 여성가족부는 기존 인터넷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 스마트폰 중독까지 치료 대상으로 포함했다. 올해는 전국 중고등학생 400명을 모집해 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16회 실시했다.

A양은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충남 천안시 국립청소년센터를 찾았다. 짙푸른 녹음이 무성한 이곳에서 청소년들은 보물찾기 놀이를 하고, 미술·체육 활동도 한다.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된 고민 해결을 위해 1대1 상담과 그룹 상담, 가족 상담도 제공된다.

유순덕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처음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있다가, 셋째날 정도가 되면 변화가 눈에 보이며,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마친지 한 달 뒤 A양은 하루에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과거 6~7시간에서 현재 2~3시간 정도로 줄어들었다면서 "이제 내가 멈춰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멈출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프로그램이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A양은 "룸메이트가 2명 있었는데 1명은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고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쓰려고 뛰쳐나갔다"면서 "부모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한 친구에겐 그리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 종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9∼17세 아동·청소년의 5.8%가 스마트폰 과의존(중독) 고위험군으로, 27.9%는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돼 지난해보다 위험군 비중이 3.4%포인트(p) 늘었다.

CNN은 한국 청소년들이 사회적 압박을 받는 게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봤다. 학습량이 과중한 데다가 제대로 휴식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방과 후에는 학원에 가는 것 외에는 다른 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환경 때문이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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