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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코웨이로 2020년 매출 5조원 꿈 이룬 방준혁

넷마블 성장 이끈 방 의장의 투자전략…'非게임' 승부수
게임산업 성장 정체 뚫을 사업영역 확장 '신호탄' 될까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19-10-15 07:15 송고 | 2019-10-15 09:47 최종수정
게임사의 이종산업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2위 게임업체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뉴스1 김일환 디자이너

"202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

상장을 앞두고 2016년 임직원 워크숍에서 밝힌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목표가 현실화됐다. 당시 매출 규모가 1조원대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밋빛 청사진'이었지만 국내 1위 렌털업체 웅진코웨이 인수로 위기 때마다 인수합병(M&A)으로 반전을 노린 방 의장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이 또 한번 빛을 발휘했다.

넷마블은 2012년 매출 2121억원에서 3년 만인 2015년 1조원 시대를 열었고 2017년에는 2조원도 돌파했다. 하지만 주력인 게임사업으로는 매출이 2조원대로 정체됐다. 매출 5조원 목표를 내건 2020년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목표 달성도 난망했다.

웅진그룹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담긴 웅진코웨이가 또다시 매물로 나오자 '현금부자' 방준혁 의장은 기회를 놓지지 않았고 매출 5조원 시대는 현실이 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공동사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손을 맞잡고 있다. 2015.2.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성장 변곡점마다 투자 기지 발휘한 '승부사' 방준혁 의장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 가장 잘 적응한 회사로 손꼽히며 2015년 넥슨에 이어 게임 업계 사상 두번째로 '연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이후 넷마블은 매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2017년 2조4248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로 게임업계 선두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이런 고속성장의 배경에는 방 의장의 과감한 투자전략이 자리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업계 경쟁사 오너들과 달리 비개발자 출신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 경험을 쌓은 역량을 투자에서 발휘한 것.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 2월 자시 지분 9.8%를 엔씨소프트 지분 8.9%와 맞바꾼 '지분혈맹'이 꼽힌다. 이를 통해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등 엔씨소프트의 대표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대작 모바일 게임으로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후 방 의장은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하던 2016년 캐나다 게임개발사 '카밤'을 9000억원에 인수해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등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왔다. 올해는 게임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넥슨 인수전에 참가해 국내 최대 게임사 도약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방 의장은 2017년부터 매출 2조원대에서 성장이 정체되자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M&A가 성사될 경우 올해 2조2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넷마블 매출에 2조7000억원대의 웅진코웨이 매출을 더해 2020년 매출 5조원 달성은 산술적으로 무난할 전망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게임업계 전망 '암울'…실적 목표 달성 어렵자 비(非)게임 눈돌려

넷마블이 무산 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되던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깜짝 등장한 배경은 게임 사업만으론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방 의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2017년 5월 시가총액 13조5000억원의 국내 게임업계 '대장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방 의장은 2020년 연매출 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5' 게임사로 거듭난다는 포부를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넷마블은 주52시간제가 도입된 지난해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누적 매출 1조38억원, 영업이익 67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외형성장은 정체, 수익성은 절반 이하로 악화됐다.

최근 넷마블은 올 3분기 매출 6198억원, 영업이익 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27.8% 성장한 잠정실적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성적표에 대한 의구심으로 하반기 들어 주가가 급락하자 이례적으로 잠정실적을 밝힌 것. 하지만 이마저도 회사가 목표한 20% 영업이익률과는 거리가 멀다.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게임 업계 전반에 생산성 악화 조짐이 보이고 있고, 이를 틈타 침투한 중국게임의 공세가 거센 상황이다. 특히 게임 수명주기가 짧은 캐주얼 게임이나 수집형 게임 등에서 강세를 보여온 넷마블에겐 녹록지 않은 환경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 중구 서소문 코웨이 본사 모습© 뉴스1

◇코웨이 인수로 안정적 실적 전망…사업영역 확장 '신호탄' 되나

올해 최대 '대어'였던 넥슨 인수가 무산된 것도 방 의장이 비게임 사업으로 눈을 돌린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방 의장은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지적재산권(IP)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00억원을 투자해 '방탄소년단'(BTS) IP를 확보하는 등 투자 보폭이 크다. 업계에선 이런 방 의장이 올해 들어 뚜렷한 정체 조짐을 보이는 게임산업에만 목을 맬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넷마블이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 추진을 시작으로 풍부한 현금자산을 활용한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KB증권 박신애·이동륜 연구원은 "양사의 시너지 창출보다는 사업다각화 및 실적 안정화 목적이 크다"며 "실적 개선과 분기 변동성 감소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