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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北유입설' 힘실려…DMZ 멧돼지서 바이러스 검출

첫 야생멧돼지 검출…"北철책 뚫고 이동 가능성"
국내 확진건 모두 남북 접경지…확정은 시기상조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 2019-10-03 17:26 송고 | 2019-10-03 21:32 최종수정
DMZ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환경부 제공)
DMZ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환경부 제공)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DMZ) 야생멧돼지 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발병 3주간 오리무중이던 ASF 전파원이 '북한 멧돼지'라는 추측에 힘이 실린다.

환경부는 지난 2일 경기 연천 신서면 도밀리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혈액을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정밀 진단한 결과 ASF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3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야생멧돼지 ASF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에서 ASF가 발생한 지난해 8월 이후 정부는 야생멧돼지 검사를 수행해 오고 있다.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비무장지대 우리 측 남방한계선 전방 약 1.4㎞ 지점이며,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는 남쪽으로 600m가량 떨어져 있다.

폐사체는 외관상 다른 동물에 의한 손상은 없었으며, 죽은 지 오래되지 않아 거의 부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DMZ 야생멧돼지 폐사체 발견지점 (환경부 제공)
DMZ 야생멧돼지 폐사체 발견지점 (환경부 제공)

멧돼지는 북한에서 감염된 채 우리 측으로 건너왔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5월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의해 ASF 발병이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북측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북측 철책은 우리와 달리 견고하지 않아 북측으로부터 DMZ 내로 야생동물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확진된 13건 모두가 남북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터라 북한 유입 야생멧돼지 전파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ASF는 현재까지 경기 파주 연다산동(9월17일 확진), 경기 연천 백학면(18일), 경기 김포 통진읍(23일), 파주 적성면(24일), 인천 강화 송해면(24일), 강화 불은면(25일), 강화 삼산면(26일), 강화 강화읍(26일), 강화 하점면(27일), 파주 적성면(10월2일), 파주 문산읍(3일) 김포 통진읍(3일) 등에서 모두 13건이 발생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그러나 모든 발병지의 감염 원인을 이러한 '북한 멧돼지'로 확정짓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지난달 16일 국내 처음으로 확진된 경기 파주 농가 감염원을 야생멧돼지로 확신하기에는 규명할 거리들이 많다.

파주 연다산동은 신도시 주변에 위치해 멧돼지 서식이 어려운 환경인 데다가, 해당 농가는 창문 없는 무창농가여서 멧돼지와 접촉 가능성 자체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첫 확진지인 파주 농가는 야생멧돼지 전염에 의한 발병 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 "이에 따라 북한 유입 하천수 조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전파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천수의 경우 국내 확진건 전부가 임진강과 한강 하구 인근에 위치한 바 있어 이달 초 재검사가 예정됐다. 1차 검사에서 채취한 하천수 시료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에 발견된 폐사체가 하천을 오염시켰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폐사체 반경 2㎞ 내 하천은 없으며, 발견 지점으로부터 동북쪽 약 2㎞ 지점에 역곡천이 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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