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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로 변화된 삶…최희서가 그린 '아워바디'

[N리뷰]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09-25 09:30 송고
영화 아워바디 포스터 © 뉴스1
영화 아워바디 포스터 © 뉴스1
자영(최희서 분)은 번번이 시험에 낙방하면서 자존감을 잃어버린 8년차 행정고시생이다. 어느 날 자영은 우연히 건강한 생명력으로 가득 찬 현주(안지혜 분)를 만나 그를 동경하게 되고 그를 따라 달리기를 시작한다. 현주를 따라 숨 쉬기 힘들 정도로 무작정 달리던 그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굳은 몸을 조금씩 단련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건강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영화 '아워바디'는 한가람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한 감독은 20대 후반 자영처럼 자존감이 낮았던 청춘의 시간을 보냈지만, 주변의 사람들을 따라 운동을 시작하면서 느낀 변화들을 영화에 담게 됐다. 운동을 한 만큼, 그대로 몸에 변화가 정직하게 나타나고, 이를 통해 청춘들은 불확실한 삶에서 확실성에 대한 위로를 얻게 된다. 이렇듯 운동을 하는 이유가 단순히 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닌, 삶을 환기하는 어떤 변화를 위해서라는 관점이 영화 초반을 채운다.
자영이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활기와 변화를 찾게 됐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그대로 해소되지 않았다는 데서 영화는 뜻밖의 이야기를 전개시키기도 한다. "'운동이 일시적인 도피는 되겠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그대로 있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고민이 이 영화의 시작점이 되기도 했다"는 한 감독의 말처럼, 자영을 둘러싼 인간관계와 취업 등과 관련한 현실적인 문제들은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이 영화의 극적인 드라마가 된다.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영화 아워바디 스틸 © 뉴스1
'아워바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끄는 최희서의 진가도 빛난다. 그에게 각종 영화제 시상식 트로피를 안긴 영화 '박열'의 후미코와는 전혀 다른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체크 남방을 입고 두꺼운 뿔테안경을 쓴 무기력한 고시생의 모습에서 달리기를 통해 점차 삶의 변화를 겪는 30대 여성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리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현주를 따라 뛰다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극적인 감정 연기도 자영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설득시키는 힘이 있었다. 삶의 변화에 따른 자영의 감정 변화 뿐만 아니라, 점차 탄탄한 근육을 갖게 되는 몸의 외적인 변화까지 그려내며 자영 그 자체로 영화에 남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방황하는 청춘의 달리기를 통한 작은 변화부터 큰 변화까지 세심하게 담아낸 시도가 인상적이다. '아워바디'의 엔딩도 뜻밖이다. 최희서는 엔딩에 대해 다소 당황스러워 할 관객들에게 설명했다. "자영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해버린다. 조깅을 하고 숨 차서 힘들어 할 때까지 뛰어본다. 조깅을 한다고 누가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지만 행복을 찾아가고 처음으로 내 삶의 주인이 돼간다. '아워바디'는 그래서 운동영화이자 성장영화"라며 "엔딩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됐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삶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걸 더 찾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희망찬 엔딩"이라며 "누가 이렇게 자신의 몸을 잘 알고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고 했다. 25일 개봉.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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