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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모디가 보인 '뜨거운 브로맨스'…원하는게 뭔데?

트럼프 "인도내 테러 막겠다" 말해 기립박수 받아
모디 "이번엔 트럼프의 나라"라며 재선 지지 뜻 표명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9-09-23 10:40 송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FP=뉴스1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휴스턴의 한 축구 경기장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났다. 이 자리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가 쓰인 붉은 색 모자를 쓴 사람들이 모인 게 아니었다. 대부분 터번을 쓰거나 인도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5만명으로 추산된 인도계 미국인들은 "미국(USA)!"을 열광적으로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에 환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 및 미국 내 인도계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무엇보다 인도계 미국인들의 표심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엿보였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결과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긴 했지만 인도계 미국인들의 대부분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뽑았다. 휴스턴은 미국에서 인종 구성이 다양한 편이며, 트럼프가 승기를 쥐어야만 하는 곳이 휴스턴이 있는 텍사스 주란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사랑' 고백이 어색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인도 내 과격 이슬람 단체의 테러 위협으로부터 무고한 인도 민간인을 보호하는 걸 돕겠다고 했다.

인도 집권당인 우파민족주의 성향 인도인민당(바라티야 자나타·BJP)을 상징하는 황색 옷을 입고 이 자리에 참석한 많은 인도계 미국인들은 트럼프가 이 말을 하자마자 박수를 쳤고 모디 총리는 이후 기립박수를 쳐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인도계 미국인들. © AFP=뉴스1
22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인도계 미국인들.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의 카슈미르 정책도 꼭 집어 찬성했다. 사실 '이슬람 단체의 테러 위협으로부터 인도인들을 보호하겠다'는 것 자체가 인도의 카슈미르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 8월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잠무카슈미르주)에 대한 특별지위를 취소한다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는데 그 이유를 지역 내 이슬람 테러가 잦아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그러면서 카슈미르를 둘러싸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은 다시 수위가 높아졌다.

모디 총리는 적절한 시점이라 여긴 듯 카슈미르 이슈를 더 밀어붙이며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오려는 불법 이민자들을 돌보기 전에 인도계 미국 시민들을 먼저 챙기겠다"면서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한다"고까지 했다. 인종 다양성을 가치있게 생각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매우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이에 질새라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소개할 때 "그의 이름은 지구상 모든 사람들에게 친숙하며 그는 이 위대한 나라에서 가장 높은 관직(대통령직)을 차지하기 전부터 매우 인기가 많았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또 인도에서 자신이 내걸었던 선거 슬로건을 살짝 바꿔 "아브키 바아라, 트럼프 사카르"를 외쳤는데 이는 "이번엔 트럼프의 나라"( This time, a Trump country)란 뜻이다.

두 사람은 이렇게 '브로맨스'를 연출한 뒤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유엔총회에선 미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된 발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살짝 언급했다.  


s91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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