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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말 믿어줘"…목사 성폭행 사건 주민들의 성토

목사가 머문 흔적 지우는 마을 사람들
A 목사 "누군가 모함, 성폭행한 사실 없다"

(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 2019-09-21 09:00 송고
교회 기념비석에서 지워진 A 목사의 이름2019.09.20/뉴스1
교회 기념비석에서 지워진 A 목사의 이름2019.09.20/뉴스1

“죄를 지었으면 잡혀 가야지. 법이 잘못된 거야.”

지난 20여년 동안 목사 성폭행·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전북의 한 마을. 20일 찾은 그 마을은 여느 시골마을처럼 한적하고 조용했다.

골목을 따라 가던 중 마을회관에서 7~8명의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교회 성폭행 사건 때문에 왔다고 하자 “어서 들어오라”며 방으로 안내를 했다.

한 주민은 “교회 때문에 왔지? 왜 근데 목사가 안 잡혀가고 돌아다니는 거야?”라며 “그 목사 때문에 많은 가정이 파탄 났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소리가 크자 옆에 있던 한 주민은 “쉬, 쉬, 조용히 말해. 누가 듣겠어”라며 주위를 경계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A 목사는 이곳에서 수십년간 목회 활동을 했다. 한때는 교인이 13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A 목사와 마을 사람들 사이에 다툼이 잦아졌고 교인들은 하나 둘씩 교회를 떠났다고 했다.

마을 주민은 “3년 정도 싸운 듯 해. 신도 성추행 말고도 여러 문제로 싸웠어. 목사에게 교회를 좀 떠나달라고 말했는데, 떠나지 않고 버텨서 결국 교인들이 떠났지”라며 “최근 뉴스에서 목사에 대한 내용이 나오니까 2달 전에 교회를 떠났다”고 말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달부터 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로 A 목사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목사는 199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신도 7~9명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첩보를 통해 수사에 착수, 성적 피해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은 A 목사를 2차례 소환해 조사했지만 그는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마을 주민들은 A 목사가 해당 마을에 머물렀던 흔적들을 지우고 있다. 교회 기념비석에 적혀 있던 목사의 이름을 파내기까지 했다.

한 주민은 “기자 양반 좀 도와줘. 그런 나쁜 사람은 벌 받아야지”라며 “그 사람 때문에 다들 멀리 교회를 다녔어. 그 사람이 싫어서”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피해당한 사람들이 다 이야기했다는데 왜 안 믿어 주는 거야”라며 “피해자 얘기 말고 뭐가 중요해. 그 목사 나쁜 사람이야. 동네사람들은 다 알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목사는 “누군가 나를 모함하고 있다”면서 “교인들을 성폭행·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hada07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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