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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피플]'나이트클럽 기도'가 이스라엘 '킹메이커' 되다

네타냐후 연정 거부…부패에 지친 이들에 '구세주'
반아랍 성향 가진 공격적인 포퓰리스트로 인기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9-09-12 10:30 송고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국방장관© AFP=뉴스1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국방장관© AFP=뉴스1

이스라엘의 한 나이트클럽 앞을 지켰던 '기도' 출신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자신을 키워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품을 벗어나 그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다. 지난 총선 후 네타냐후의 연정 수립을 무산시킨데다가 오는 17일의 재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축출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 및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4월 총선에서 5석을 얻어 부진했던 그의 당 '이스라엘 베이테누' 인기는 최근 여론 조사에서 두 배로 치솟았다. 이번 선거도 여전히 리쿠르당과 청백당의 대결이 예상되지만 리베르만 전 장관은 연정의 열쇠를 쥐고 있어 주목할 수밖에 없다. 

지난 주말 리베르만 전 장관은 채널12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 총리의 정책은 그야말로 테러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멘토이자 파트너였던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과도한 권력을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리베르만 당수는 네타냐후와 그의 도전자였던 청백당의 베니 간츠를 사이에서 세속적인 통합정부를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그의 진짜 속내는 자신을 총리 자리에서 축출하는 것이라면서 간츠가 아닌 그에게 공격의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억양의 느리고 단조로운 어투와 대조되게 우상파괴적인 모습과 직설 어법을 구사하는 리베르만이 10년간 권력을 장악했던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에 지친 이들에게 구세주로 느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 이스라엘 하욤에 따르면 엘리 아비다르 베이테누 당 의원은 "리베르만만이 네타냐후에 맞섰고 굽히지 않았다"면서 "그는 네타냐후를 31년간 알고 지냈다. 그는 좋은 점, 나쁜 점,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각도에서 (네타냐후를) 잘 안다"고 평했다.  

리베르만 전 장관은 반아랍 성향과 함께 공격적인 포퓰리즘으로 유명한 정치인이다. 지난 2014년에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을 '외교 테러범'이라고 규정하고 1년 뒤인 2015년에는 이스라엘에 불충한 이스라엘계 아랍인들을 "도끼로 머리를 쳐내도 마땅한 이들"이라고 말했다.

한때 소련에 속했던 몰도바 출신인 그는 1978년 이스라엘로 이민가 나이트클럽 기도로 근무했다. 그후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에 들어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의 첫 임기 동안 그의 오른팔인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그후 우익 민족주의당인 베이테누를 창당해 전 소련 영토에서 이스라엘로 이민온 100만명 이상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고 이를 토대로 세력을 확장했다.

수년간 외무장관을 지내다가 2012년 부패 스캔들로 정계를 떠났다. 그러다가 혐의를 벗고 국방장관으로 다시 돌아왔다가 2018년 가자 지구 정전 협정이 '테러에 대한 항복'이라면서 다시 국방장관직을 사임했다.

언론에 따르면 리베르만에 허를 찔리고 분노한 네타냐후 총리는 공공연하게 리베르만을 파괴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좌파 정부를 원한다면 리베르만에게 투표하라"면서 색깔론으로 공격중이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리베르만은 최근 네타냐후의 리쿠드 당 주요 인물들을 만났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 다수당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총리를 교체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위기감을 더 강하게 느낀 네타냐후 총리는 당원들에게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 이를 다시 리베르만 전 장관이 북한 지도자나 할일이라고 맞받으면서 둘의 싸움이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밝히고 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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