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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애국자"…4대그룹 만난 양정철 달라졌다

문재인 정부 첫 대기업 감세 발표…日 수출규제 피해기업 '달래기'도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9-07-26 07:00 송고 | 2019-07-26 10:26 최종수정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 © News1 구윤성 기자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 © News1 구윤성 기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4대그룹 싱크탱크와 릴레이 회동을 가지며 경제계와의 스킨십에 한창이다. 지난 23일 LG경제연구원을 시작으로 25일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 29일 삼성경제연구소, 8월2일 SK경영경제연구소를 찾는다.
이번 회동을 '경청(傾聽) 간담회'로 칭한 것도 문재인 정부 들어 껄끄러웠던 경제계와 자연스럽게 만나 애로사항을 '적극 듣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구체적인 기업의 제언들을 듣고 정리하는 것은 싱크탱크 차원에서 기업 전략 방향을 세우기 위한 첫 단계이기도 하다.

양 원장은 전날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 고위관계자들과 비공개 경청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용을 많이 창출해서 세금 많이 내는 분들이 애국자다"라며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정이 머리를 맞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이 애국자라는)의미에서 대기업과 재벌을 분리해서 봐야한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양 원장은 앞서 지난 23일 LG경제연구소와의 간담회 이후에도 "재벌과 대기업을 분리해서 봐야 하다"고 발언해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날 LG화학이 5000억원을 투자한 구미형 일자리 협약식에 참석해 "국내에서 과감한 투자를 결정해주신 LG화학에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양 원장의 메시지는 복잡할 것 없이 간결했다.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 가운데 이념적이기 보단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만큼, 그간 대기업을 적폐로 보고 규제하던 기존 여당발(發) 메시지와는 결이 달랐다.
'재벌과 대기업의 분리' 발언은 이날 정부가 대기업의 생산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인상하는 등 '대기업 감세'를 발표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양 원장은 '고용창출=애국'이라며 기업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대기업의 협력업체 '쥐어짜기'라는 기존 재벌개혁 프레임은 꺼내지 않았다. 대신 "현대차는 부품·소재 관련 기업들이 모두 국내기업인 애국적 구조를 갖고 있고, 자동차 산업에 대한 효율적 지원방안들은 현대차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골고루 도움이 된다"고 '애국'에 방점을 찍었다.

외교 문제로 불거진 일본의 수출보복으로 당장 수급체인과 글로벌 고객사들의 항의를 받는 등 피해가 막심한 기업들을 '달래는' 차원으로도 읽힌다. 부품 수입에서 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를 앞당기려면 대기업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이 '대기업 탓'이라고 화살을 돌려 비난여론이 들끓은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일본 소재·부품기업을 1위로 띄우는 역할을 했다"고 발언했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대기업이 안 사주는 게 문제"라고 했다가 찬반 논란이 불붙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 원장은 지난 23일 찾아간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으로부터 '기업인들을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로 사회가 나아가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를 중시하는데, 기업이 해외로 나가면 누가 일자리를 만드느냐'는 뼈있는 말을 듣기도 했다.

양 원장은 이번 방문이 '립서비스'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양 원장은 "오늘 구체적인 제언들이 나왔고, 현대차와 한국 자동차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당정청이 같이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4대그룹 관계자는 "양 원장의 경청간담회를 준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 '규제' 프레임에서 '윈윈'으로 전환할지, 이번에도 생색내기용 방문에 그칠지 기대반 우려반인 분위기"라면서 "민주연구원에서 비전 있는 대기업 정책 플랜이 나오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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