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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중국본부장 "화주들, 2만3000TEU짜리 선박 기다리고 있다"

[해운업계 '환경규제' 시대-④] "유럽 무궁무진한 시장, 물량 확보 자신"
이주명 본부장 "탈황설비 갖춘 초대형선 투입으로 영업력↑"

(상하이(중국)=뉴스1) 조재현 기자 | 2019-07-03 07:01 송고
이주명 현대상선 중국본부장. (현대상선 제공) © 뉴스1
이주명 현대상선 중국본부장. (현대상선 제공) © 뉴스1

"판만 깔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화주들이 있다." 이주명 현대상선 중국본부장은 2020년 2분기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 예정인 2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신조 컨테이너선이 폐쇄적인 유럽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달 24일 중국 상하이시 황푸구에 위치한 중국본부 사무실에서 <뉴스1>과 만나 내년 투입 예정인 초대형 선박의 영업력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제조업 비중으로 인해 전 세계 해운시장 중 아시아~유럽 노선에 가장 많은 물량이 몰린다. 이 때문에 글로벌 해운 선사들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을 주요 기항지로 삼고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선사들끼리 동맹을 맺는 등 폐쇄적인 유럽 시장 특성상 현대상선은 주요 화주들과의 접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한 1만TEU급 이상 대형 선박 부족으로 그동안 유럽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2만3000TEU급 선박 12척 투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본부장은 "머스크,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의 고착화된 서비스로 인해 불만을 느끼는 화주들이 많은데, 현대상선은 최대한 화주들의 입장에서 상담을 하다 보니 신뢰감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글로벌 선사들의 촘촘한 서비스망을 버리고 다른 선사를 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지만, 일부 뺄 수 있는 물량은 새로운 선사에 투입할 의지가 충분하다는 게 이 본부장의 전언이다.

이 본부장은 "화주 입장에서 관리를 받는 느낌을 선호한다. 이에 누군가 먼저 나서주기를 서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라며 "실제 '판(배)만 깔아달라(투입해달라)'는 요청이 많고, 이런 화주를 중심으로 계속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2만3000TEU짜리 배를 채우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량 확대에 한계가 있는 미주 노선과 달리 유럽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아시아~북유럽 노선. (현대상선 제공)© News1

그러면서 "초대형선을 투입하면 당장 목마른 화주들에게는 물을 한번 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화물을 채우는 것은 자신감이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상선은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내년 2분기부터 도입, 북유럽 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 초대형 선박에 탈황설비인 '스크러버'를 장착한 것도 강점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 1월1일부터 발효하는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도 문제 없다는 의미다.  

이 본부장은 "2000년대가 속도의 시대, 2010년대 선박 크기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환경규제가 해운 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존의 저렴한 고유황유 대신 1.5배가량 비싼 저유황유를 써야 하는 글로벌 선사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만3000TEU급 선박은 현재까지 나와 있는 전 세계 선박 중 가장 크다. 한 번에 많은 화물을 운반할 수 있어 운임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환경규제 대응도 가능해 타 글로벌 선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 본부장은 " 대형선이 들어가면서 원가를 낮추게 되면 지금 저가 수익이 고수익이 되고, 고수익은 초고수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1년 2분기 1만5000TEU급 신조 선박 8척이 미주 동안 노선에 투입되는 것도 큰 기회로 보고 있다. 이 본부장은 "미주도 유럽과 유사하다. 머스크가 물량을 잡고 있는데, 새로운 대형 선박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 화주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다 현대상선이 세계 3대 해운 얼라이언스(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의 정식 멤버로 가입한 것도 현대상선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디 얼라이언스에는 독일 국적선사인 하팍로이드, 일본 국적 선사들이 합병해 탄생한 원, 대만 선사인 양밍이 포함돼 있다.

향후 10년간 해운동맹 협력이 보장됨에 따라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신뢰 회복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선대 운영도 가능하다.

해운전문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디 얼라이언스가 현대상선의 주력 항로인 유럽과 미주 노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달한다. 현대상선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머스크, MSC)의 이 지역 점유율은 27.1%로 디 얼라이언스보다 낮다. 현대상선으로서는 노선 편성 등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다.

유럽 등으로 나가는 물량도 중요하지만, 화물을 내린 후 중국으로 들어오는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향후 승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본부장은 "이전에 비해 중국의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고가 화물이 늘고, 품종도 다양해지면서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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