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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텅 빈' 최태원 인생 바꾼 동거인 김희영

'인간 최태원'으로 답변…"제가 잘못 살았었다"
"지독한 기업인이었는데…김희영은 사람이 먼저였다"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9-05-29 20:15 송고 | 2019-05-29 21:42 최종수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5.28/뉴스1 © News1 문창석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5.28/뉴스1 © News1 문창석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59)이 처음으로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45)과 공식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도 김 이사장으로 해석되는 인물에 대해 각별한 감사함을 나타내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지난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의 마지막 세션인 'Social Value, 미래 인재의 핵심 DNA'에는 김기룡 티앤씨재단 이사가 사회를 맡았다.

티앤씨재단 재단의 이사장은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씨로, 이날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둘 사이에 낳은 딸이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현재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 이사장은 행사장 맨 앞자리에 앉았고, 최 회장은 발표 도중 행사장에 들어와 두 사람이 함께 앉진 않았다.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장학 사업을 하는 공익재단인 티앤씨(T&C) 재단은 최 회장의 이름 이니셜(Tae-Won)과 김 이사장의 영어 이름 '클로이(Chloe)'를 한 글자씩 따 공동으로 설립한 재단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재단 설립 과정에서 20억원을 투자했다.

이날 최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김 이사장으로 해석되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마무리 발언을 마친 후 한 참석자로부터 '회장 최태원이 아니라 인간 최태원으로서, 무엇이 이렇게까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만드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최 회장은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 대답해보라 하니 고민이 된다"며 잠시 망설였다. 그는 "22년 전에 선대 회장께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제가 회장에 취임했을 때는 IMF가 있었을 때로, 상당히 어려웠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부터 저는 '전쟁을 해야한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래서 살아남긴 했지만 그 전쟁 끝에 선 저는 그렇게 착한 사람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반대로 지독한 기업인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이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저는 공감능력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만 봤다"며 "그러다보니 제 가슴 속은 텅 비어버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런데 저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돈 이런 건 전혀 관심없고 전부 사람이었다"며 "'어떻게 저 사람은 나하고 이렇게 반대일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가만히 관찰해보니 제가 잘못 살아왔었다. 그때부턴 새로운 생각을 했다"며 "저는 공감능력은 없지만 어떻게든 배워서 이 세상에 있는 문제를 통해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이것이 저한테 목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며 "그러다보니 따뜻한 감성을 계속 받았고 영리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으며, 사회적 기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측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아침에는 제가 장애인 고용을 덜 했다고 야단도 맞았다"며 "옛날 같으면 화를 냈겠지만 '아, 저분은 우리를 이렇게 보고 계시네'하는 생각을 하며 이젠 저도 조금은 공감 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한테는 그것이 새로운 계기였다"며 "결국엔 이런 행사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힘인 것 같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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