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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화웨이처럼 일대일로 운명도 영국이 결정할 듯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4-29 08:49 송고 | 2019-04-29 11:48 최종수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서방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서 일대일로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대일로를 두고 미중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대일로를 둘러싼 미중 힘겨루기의 승패는 화웨이처럼 유럽, 특히 영국이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를 둘러싼 승부는 영국을 선두로 유럽이 중국의 편을 듦에 따라 사실상 판가름났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화웨이가 네트워크에 ‘백도어’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해당국의 정보를 절취하고 있다며 반화웨이 캠페인을 펼쳐 왔다.

그러나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던 유럽에서 영국에 이어 독일이 차세대 이동통신(5G)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미국은 반화웨이 캠페인 동력을 급격히 상실했다.

이후 아시아 각국이 화웨이 장비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제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할 것이라고 밝힌 나라는 미국을 제외하고 일본과 호주뿐이다.
최근에는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가 "미국 덕분에 화웨이가 엄청나게 유명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대놓고 조롱하고 있다. 

일대일로도 화웨이와 비슷한 길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유럽의 일대일로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중진국 또는 개발도상국이 대부분인 동유럽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경기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국인 서유럽은 일대일로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나라는 EU 회원국 28개국 중 15개국이다. 이들은 대부분 동유럽에 속해 있다. 서유럽에 속한 나라 중 일대일로에 참여한 국가는 이탈리아와 포르투갈뿐이다.

짙은 색은 일대일로 MOU 체결국, 옅은 색은 비체결국. - FT 갈무리
짙은 색은 일대일로 MOU 체결국, 옅은 색은 비체결국. - FT 갈무리

서유럽 대표국이자 전유럽 3대 경제 강국인 독일 영국 프랑스는 중국과 일대일로 MOU를 체결하지 않았다. 만약 이들 중 한 나라가 중국과 일대일로 MOU를 교환한다면 일대일로의 균형추도 급격하게 중국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그중 영국의 움직임이 관건이다. 실제 화웨이 건도 영국이 화웨이의 편을 들어주자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이 일제히 따라왔다.

특히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탈EU)로 경제성장이 더뎌질 수밖에 없다. 영국은 이 위기를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돌파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국은 서방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는 사실이다.

영국은 미국에 반한 의사결정을 자주 했다. 화웨이 건뿐만 아니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건도 미국의 의사에 반한 결정이었다.

AIIB는 아시아 국가의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주도로 설립된 국제금융기구다. 미국 일본 주도의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을 견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세계 주요국이 미국의 눈치를 보며 참여를 망설이고 있을 때 영국은 2015년 3월 AIIB 가입을 선언했다. 이후 주요국들이 일제히 가입했다. 영국의 가입으로 AIIB는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서 위상을 갖추게 됐다.

화웨이처럼 일대일로의 운명도 영국이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부자 망해도 3대는 간다고 했다. 대영제국의 영향력이 아직 막강하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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