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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일까 묘수일까…무죄받자 '무료 변호사' 쓰는 조영남

2심 무죄 이끈 유명 변호사 대신 '국선변호인' 선택
"무죄 확실하니 필요없어"…'아직 안 끝났는데' 걱정도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9-03-03 07:00 송고 | 2019-03-03 20:19 최종수정
가수 조영남씨. © News1

다른 화가가 그린 그림을 자신이 그린 것처럼 팔아 수익을 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씨(74)가 '국선변호인'을 선임해 마지막 대법원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같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 2심에서 자신에게 무죄를 받게 해 준 유명 변호사 대신, 국가가 정해주는 무료 변호사를 쓰는 건 드문 일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가 맡은 조씨의 사기 혐의에 대한 상고심은 현재 국선변호인이 맡아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피고인이 경제적 이유 등으로 사선(私選)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등에 해당될 때, 법원이 국비로 변호사를 선임해 변론을 맡기는 게 국선변호인이다. 재판 형식상의 완결성을 위한 제도다 보니, 변론의 질이 사선변호인보다는 조금 못 미친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조씨의 과거 재판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조씨는 기소된 후 1심에서 전직 지검장·부장검사·부장판사 등 전관으로 구성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을 받았다. 2심에서도 지청장을 지내고 미술분야 전문 이력이 있는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 "현대미술을 많이 아는 변호사 덕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가장 중요한 3심에서 그 변호사 대신 무료 국선변호인에게 맡긴 것이다.

조씨는 자신이 무죄라고 생각하기에 더 이상 사선변호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씨의 측근에 따르면, 그는 '내 혐의는 무죄가 확실한데 굳이 돈을 써서 사선변호사를 선임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17일 조영남씨가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밝은 표정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8.8.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일각에선 조씨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변호인과 마찰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가 돈이 없어 국선변호인을 쓰는 게 아닐 텐데, 그렇다면 기존 변호사와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항소심을 맡았던 구본진 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씨는 당시에도 저를 전적으로 신뢰했고, 지금도 신뢰관계는 변함없다"며 "며칠 전에는 추가 기소된 사건에서도 무죄가 선고되자 제게 전화해 '당신 덕분이다'라며 고맙다고 했고, 종종 제게 연락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재판에 어떤 변호인을 선임하는지 결정하는 건 피고인의 권리다. 형사소송법도 '사유가 있어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피고인이 청구하면 국선변호인을 선정한다'고 명시하기에 조씨의 선택이 부적법한 건 아니다.

다만 이번처럼 예술작품의 대작(代作)과 관련한 사건은 판례가 드물어 예측이 쉽지 않고, 이번 대법원 판단으로 조씨의 최종 운명이 갈린다는 점에서 과연 합리적인 선택이었는지는 의문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은 대부분 3심에서도 기존의 변호사를 그대로 선임하는데, 조씨 같은 기행(奇行)은 매우 드물다"며 "묘수였는지 자책골이었는지는 대법원 판결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대작 화가가 그린 그림에 약간 덧칠을 해 자신의 서명을 넣고 그림을 판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하지만 2심은 "해당 미술작품은 조씨의 고유한 아이디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지난달 20일 또다른 대작 그림 사건의 1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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