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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국가대항전 성격 무시하는 박항서 열풍…요르단, 해볼 만하다

베트남, 20일 오후 8시 요르단과 16강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1-20 11:48 송고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냐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2차전 베트남과 이란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19.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냐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2차전 베트남과 이란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19.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등이 일반적인 축구경기 보다 높은 관심과 인기를 끄는 것은 '국가대항전'이라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

축구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도 '우리 팀' '우리나라'가 '다른 팀' '다른 나라'와 겨루는 모습을 보면 가슴 깊숙한 곳에 있던 뜨거움이 올라오기 마련이다. 지난 2002년, 보고도 믿기지 않았던 한반도의 붉은 물결은 그래서 나온 출렁임이다. 축구 잘 몰라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대~한민국'을 외쳤던 것은 '국가대항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 대표팀이 중도하차하면 그 대회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지는 것은 일방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팀이 사라지는 까닭이다. 다른 나라의 플레이에도 환호를 보내는 이들은 진짜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의 몫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향한 한국인들의 성원과 환호는 신기한 일이다. 박항서 신드롬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다. 극적으로, 막차를 타고 토너먼트에 올라 분위기가 더 뜨거워졌는데 이 흐름이 조금 더 연장될 수 있는 판이 깔렸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진행되고 있는 17번째 아시안컵이 20일부터 토너먼트 일정에 돌입한다. 2015년 호주 대회까지는 16개 국가가 본선을 진행, 토너먼트가 8강부터 시작됐으나 이번 대회부터는 24개 국가가 대회에 출전하면서 16강 과정이 생겼다. 덕분에 혜택을 누리는 국가도 생겼는데,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대표적이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예멘을 꺾은 베트남은 1승2패 D조 3위에 그쳤으나 각조 3위들 중 성적 좋은 4팀이 추가 합류할 수 있는 조건에 턱걸이 했다. 그리고 E조 3위인 레바논과 승점을 비롯해 골득실, 다득점까지도 동률을 이루는 조마조마한 상황에 놓였다가 '페어플레이 포인트'에서 앞서 극적으로 막차를 탔다. 옐로카드가 더 적은 덕분에 16강에 오른 것인데, 행운이 따랐다. 박항서 감독을 돕는 '기운'이 2019년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018년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박 감독은 지난 연말 한국을 잠시 찾았을 때 "솔직히 가까운 분들이 정상에 있을 때 떠나야하지 않느냐 이야기도 한다. 옳은 말이다"라고 웃은 뒤 이내 표정을 바꿔 "하지만 난 계약이 1년 넘게 남아 있다. 계약 기간 중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더 큰 행운이 찾아 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피해갈 생각 없다"고 다부진 의지를 전한 바 있다. 그 말이 현실이 됐다. 심지어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는 배경도 깔렸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냐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2차전 베트남과 이란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이날 베트남 대표팀은 이란에 2대 0으로 패하며 16강전 진출이 어렵게 됐다. 2019.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냐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2차전 베트남과 이란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이날 베트남 대표팀은 이란에 2대 0으로 패하며 16강전 진출이 어렵게 됐다. 2019.1.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베트남은 20일 오후 8시(한국시간)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16강전을 치른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1-0으로 꺾으면서 이번 대회 최고의 파란을 일으킨 팀이다. 이후 시리아(2-0 승), 팔레스타인(0-0 무)을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하며 B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만만치 않은 기세다. 그래도 가장 해볼 만한 상대와 만났다는 평가다.

요르단의 FIFA 랭킹은 109위로, 베트남(100위)보다 낮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고 자국 내에서도 희망을 품고 있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뉴스(Viet Nam News)'는 "베트남 대표팀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요르단과 두 번 만나 모두 무승부를 거뒀다"면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상대라고 기대했다.

'베트남뉴스'의 설명처럼 베트남은 '2019 아시안컵 3차 예선'에서 요르단을 상대했는데 2017년 호치민에서 0-0, 2018년 암만 원정에서 1-1로 비긴 바 있다. 행운도 포기 않는 도전에서 나온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과 함께 선수들이 배에 힘을 주고 있다.

베트남 국민들만 주목하는 경기가 아니다. 한국 팬들도, 또 언론들도 베트남과의 16강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침 오는 22일 한국이 16강을 치르는 장소 두바이에서 베트남-요르단전이 열리기에 현지 취재진들도 대거 경기장을 찾아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대회인데, 한국의 일정이 아직 진행 중인데 다른 나라 경기 결과에 이 정도의 관심이 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 이례적이다. 일반적인 국가대항전 분위기를 무시하고 있는 박항서 신드롬, 해볼 만한 요르단까지 잡는다면 더 뜨거워질 수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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