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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방탄소년단 나올 수 있나

[NYT터닝포인트] BTS가 걸어온 길과 K팝의 전망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김민지 기자 | 2019-01-03 10:00 송고
편집자주 '사실 앞에 겸손한 정통 민영 뉴스통신' 뉴스1이 뉴욕타임스(NYT)와 매년 함께 펴내는 '뉴욕타임스 터닝포인트 2019'가 발간됐다. '터닝포인트'는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별 '전환점'을 짚어 독자 스스로 미래를 판단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올해의 주제는 '화합의 시대로 가는 항해: 가치와 질서의 재편성'이다. 격변하고 있는 전 세계 질서 속에서 어떤 가치가 중심이 될 것인지를 가늠하고 준비하는데 '터닝포인트'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News1
그룹 방탄소년단이 K팝의 마지막 숙원처럼 여겨지던 ‘미국 3대 시상식 초청’과 ‘빌보드 차트 1위’를 현실화하면서, K팝 제작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스타 ‘BTS’로 성장한 과정을 연구, 비슷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제2의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을 롤 모델로 두고 이들이 밟아온 길을 따르는 후발주자들의 성과는 아직까지는 폭발적이지 않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단순히 특정 알고리즘을 따라서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의 제작자 방시혁을 포함한 가요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다양한 요인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시너지를 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멤버들의 개인적인 매력, SNS 활용, 확고한 세계관, 출중한 외국어 실력, 멤버 간의 화합 등이 해당 요소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던 일부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멤버 간 불화나 스캔들을 만들어 팬들을 실망시키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아이돌이 소속사와 표준계약 기간이 7년임을 고려하면 방탄소년단과 같은 성공 요인들을 만들어 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방탄소년단 성장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방탄소년단의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SM, YG, JYP엔터테인먼트 등 흔히 3대 기획사라 불리는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었던 이들은 한해에 수백 팀씩 쏟아져 나오는 신인 그룹 중 한 팀에 불과했다. 방탄소년단은 방시혁의 프로듀싱 능력과 멤버들의 실력만으로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존재감을 입증해야 했다. 멤버들 스스로도 ‘흙수저’로 칭하던 시절이었다.

지난 2013년 발표한 방탄소년단 데뷔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은 정통 힙합 장르였다. 당시만 해도 아이돌 그룹이 ‘힙합’을 메인으로 들고 나오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신선한 그룹의 출현이었지만, 이들의 데뷔는 여느 중소 기획사 출신 신인이 그러하듯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에 방탄소년단은 힙합을 음악의 근간으로 하되, 콘셉트 변화와 칼 군무 등 퍼포먼스 강화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렇게 탄생한 곡 ‘상남자’는 방탄소년단의 인지도를 높였고, 사회 비판적인 성격이 강한 ‘학교 3부작’까지 관심을 이끌어 냈다.
© News1
시각적 측면에 집중했던 아이돌 그룹도 많았던 가운데,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았던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나름대로 주목을 받았다. 해외 팬들 역시 대다수가 방탄소년단의 차별점으로 ‘사회적 이슈가 담긴 가사’를 꼽았다. ‘학교 3부작’에 이은 ‘청춘 3부작’도 같은 이유로 관심을 이어갔다.

청춘의 불안과 아름다움을 녹여 낸 노래와 방탄소년단의 주무기인 군무가 어우러진 퍼포먼스 덕분에 세계적인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국내 음원·음반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도 1위를 거머쥐며 아시아에서 먼저두각을 보였다.

그 이후로는 승승장구였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현재인 ‘청춘’을 큰 줄기로 해 그 안에서 유혹과 갈등, 성장, 위로 등 다양한 서사를 담은 음악을 들려줬다. 비아시아권 팬들의 유입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낯설지 않은 힙합 장르의 음악, 오차 없는 칼 군무, SNS를 통한 전 세계 팬들과의 활발한 소통 등 이들이 매력을 느낄 요소는 많았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방탄소년단의 파급력은 걷잡을 수없이 커졌다.

이후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SELF)’ 첫 시리즈 타이틀곡 ‘DNA’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 처음 진입하며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더욱 알렸고, ‘러브 유어셀프: 앤써(LOVEYOURSELF: Answer)’의 타이틀곡 ‘아이돌’(IDOL)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의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방탄소년단의 팬덤이 커지면서 해외 유명 스타들도 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가 하면, 미국 유명 토크쇼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섭외에 공을 들였다. 피처링에 참여하는 아티스트의 레벨도 달라졌다. 팝 스타 니키 미나즈가 ‘아이돌’에 피처링하며 또 한 번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 News1
수상 내역도 독보적이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3월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어워즈’를 시작으로, 5월‘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 6월 ‘2018 라디오 디즈니 뮤직 어워즈’, 8월 ‘2018 틴 초이스 어워즈’, 10월‘2018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11월 ‘2018 MTV 유럽 뮤직 어워즈’ 등 해외 유명 시상식들에서 연이어상을 타며 그 위상을 증명했다.

외신들 역시 방탄소년단의 활약을 주목하고 있다.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2018년 10월 방탄소년단의 유럽 투어 파리 공연에 대해 소개하는 기사에서 이들의 인기를 비틀스에 비유하며 “그 어떤것도 방탄소년단의 승승장구를 멈추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 또한 2018년 10월 22일자를 통해 방탄소년단을 차세대 리더로 꼽으며, 이들의 인기에 대해 “비틀스, 원디렉션과 같은 ‘심쿵’한 외모, 귓가에 맴도는 노래, 뉴키즈온더블록- 엔싱크와 같은 춤으로 BTS는 마니아들을 끌어 모으 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 밴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기존 아이돌 그룹과 같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결점을 오히려 음악의 소재로 담아 내거나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솔직한 감정들을 노래함으로써 새로운 룰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본인들의 음악적 메시지를 SNS로 전파하면서 전 세계 팬들을 끌어모았다고 덧붙였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방시혁이 생각하는 ‘월드스타’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은 과거 한 간담회에서 “바닥부터 성장해 이만큼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의 곁에는 방시혁 대표가 늘 함께했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자 실력파 작곡가 겸 음악 프로듀서다. 방 대표는 큰 회 사 출신이 아니기에 자칫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멤버들을 든든하게 잡아주고 이끌었다. 방 대표는 “강요하지 않았고 다만 확신을 줬다”고 이야기한다.

방탄소년단을 사랑하는 해외 팬들은 하나같이 무대에서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멤버들의 매력 1순위로 꼽는다. 연습에서 뿜어져 나온 완벽한 합과 무대 매너가 방탄소년단의 가장 큰 장점이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성과를 보이기 시작할 무렵 뉴스1과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는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K팝의 특징과 미국 본토에서도 사랑받는 트렌디한 음악을 접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한국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음악적 소스와 만나 많은 해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같고, 남미와 미국의 반응을 실제 확인해보니 무대 위에서의 방탄소년단에게서 빛이 나고 에너지가 넘쳐서 좋다는 평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대형 기획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더욱 의미 있다. 방 대표의 방탄소년단 트레이닝 과정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방 대표는 “데뷔 후에 멤버들과 이야기하면서 안 사실이지만 멤버들은 데뷔 전에 엄청난 두려움이있었고, 자존감도 낮았던 것 같다”며 “우리 회사가 브랜드 파워가 없다 보니 ‘우리가 잘될 수 있을까?’라는 끊임없는 의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 대표는 “그래서 ‘나는 너희들을 충분히 믿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는데 왜 의심하냐, 좀 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져라’라고 했었다”고 전했다.

방 대표는 “회사는 멤버들에게 연습생 때부터 자발성을 강조했으며 무엇이든 억지로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며 “아직도 하고 싶으면 하고 못하면 나가야지 이런 분위기인데, 이것이 결합하면서 멤버들이 스스로 연습으로 채웠다”라고 말했다. 연습생 기간에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발탁에 있어서 어떤 점을 가장 주안점에 뒀는지에 대해서는 “일단 얼마나 팀의 멤버로서 적합한가가 중요했다”며 “노래, 춤, 외모, 실력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그 친구가 팀의 멤버로 어떤 캐릭터인가에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방 대표는 “멤버들이 팀으로서 공동의 목표가 있는지,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음악적으로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과 무대를 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게 스스로를 잘 알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고 밝혔다.

방 대표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서, 또앞으로 더 성장해나갈 방탄소년단의 프로듀서로서 각오에 대해 “기대를 훨씬 넘는 반응에 너무나 기쁘면서 놀랍고 좋은 음악으로 팬들을 기쁘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동시에 무엇이 세계 팬들이 방탄소년단에 열광하게 하는가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News1
제2의 방탄소년단 가능성은?

국내 K팝 제작자들은 일찍이 방탄소년단의 행보에 주목했다. 방탄소년단이 인기를 얻게 된 계기와이들의 음악이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연구하고 소속 가수들에게 접목하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관계자들은 “회사 내부에서 방탄소년단의 성공 과정을 따라 소속 가수들을 트레이닝하고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을 단정 지어 설명할 수 없기에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제2의 방탄소년단이 되는법이 있다면, 너도나도 그 알고리즘을 따라 하기만하면 될 일이지만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여러 가지 요인이 시너지를 이룬 것이기 때문에 꾸준하게 연구하고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 히트 작곡가 중 한 명이자 마마무를 키워낸 제작자이기도 한 RBW의 김도훈 대표는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적으로 K팝의 위상을 알렸고,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가고 첫 발자취를 남겼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라며 “제2의 방탄소년단이 빠른 시일 내에 또 나오리라는 것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방탄소년단이 K팝의 경계를 어느 정도 허물었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방탄소년단이 이룬 성과를 분석하는 일은 K팝 제작자들의 숙제이자 희망”이라며 “계속해서 K팝이 세계적 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년간 걸출한 스타 가수들과 작업한 작곡계 거장이자 키위미디어그룹의 김형석 회장은 “방탄소년단은 한류 팬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된 결정적 계기였던 것 같다”며 “방탄소년단 이후 K팝 아티스트의 팬들이 직접 홍보대사의 역할을 하는 문화 및 다양한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확대 재생산하는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K팝 팬에 끼친 긍정적 영향에 주목하며 “방탄소년단 덕에, 그들의 뒤를 잇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크고 작게 해외에서 활동하는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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