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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트리' 나무 한국서 유래…어떻게 세계로 퍼졌나

우리나라 산에서만 자라는 고유의 상록교목
1900년대 초 한라산 채집 후 세상에 알려져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2018-12-25 10:49 송고 | 2018-12-25 10:55 최종수정
서울 시내에서 불을 밝힌 한 대형 성탄트리. /뉴스1DB
서울 시내에서 불을 밝힌 한 대형 성탄트리. /뉴스1DB
 
초록빛을 띤 삼각뿔 모양의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가 서구에서 유래된 만큼 성탄 트리에 쓰이는 나무도 당연히 서양의 나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로 가장 많이 쓰이는 나무는 한국에서 유래됐다. 바로 구상나무다. 한라산, 지리산 등에서 살아가는 이 나무가 유럽에선 성탄 트리로 가장 인기 있는 한반도 고유의 상록교목이다.

25일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구상나무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07년이다. 당시 프랑스 출신 식물학자인 포리(Urbain Faurie) 신부와 포교활동을 하던 타케(Emile Joseph Taquet) 신부가 제주 한라산에서 함께 채집한 것이다.

이들이 채집한 구상나무 표본들은 세계 각국으로 보내졌고, 영국의 식물학자 윌슨(Earnest H. Wilson)이 한이를 기준표본으로 '아놀드식물원 연구보고집'(The Journal of the Anorld Arboretum) 1권 3호에 신종으로 1920년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구상나무는 수십 종의 개량종이 개발되면서 미국과 유럽 일대에 널리 퍼졌다. 재질이 뛰어나 가구 제작과 건축에도 사용하며 고급 조경수로 쓰이기도 한다. 크리스마트 트리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정작 원산지인 제주도에서는 최근 구상나무 군락이 점점 줄어들면서 향후 100년 이내에 멸종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상나무림이 쇠퇴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건조현상 등 자연재해와 종간 경쟁 등이 꼽힌다. 특히 예전과 달리 소나 말의 방목이 금지되면서 관목류들이 늘면서 구상나무의 정착 환경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기온상승으로 인해 소나무림이 점차 구상나무림 자생지로 전이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2011년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EN)으로 평가했으며, 분포면적이 10㎢이하로 줄어들면 '극심멸종위기종'(CR)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구상나무는 육종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품종"이라며 "그동안 우리나라 고유 씨앗을 외국에 다 뺏겼는데 이제부터라도 씨앗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조릿대에 둘러싸인 멸종위기 구상나무의 모습. /뉴스1DB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조릿대에 둘러싸인 멸종위기 구상나무의 모습. /뉴스1DB



je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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