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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청담 개관…영국 작가 피오나 래 한국 첫 전시

30년 회화작업…지우고 지워내는 유화 11점 선보여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8-11-22 17:49 송고
피오나 래 작가.(학고재 제공)
피오나 래 작가.(학고재 제공)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이한 학고재갤러리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국내외 젊은 작가들을 위한 공간 '학고재청담'을 개관했다.

개관전에서는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oung British Artist) 중 한 사람으로 데뷔한 피오나 래(Fiona Rae·55)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다.

피오나 래는 1987년 골드스미스 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이듬해 데미언 허스트가 기획한 전시이자 훗날 영국 현대미술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는 전시 '프리즈'에 참가하며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0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했고 다음 해에는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 터너 상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는 꽃이나 별 문양, 만화 캐릭터, 캘리그래피 등 진지한 회화 작품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요소들을 캔버스 위로 끌어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4년부터는 이러한 파격적인 요소는 물론 채색을 배제하고 붓 터치와 형상을 지우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피오나 래는 22일 "2014년부터 예술가로서 형상과 비형상을 탐구하기 위해서 목탄 드로잉과 유화작업을 시작했다. 이후에 점차 밝은 색을 사용하면서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다"면서 "그림은 만화적인 것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고 자란 홍콩에서 자연스럽게 접한 붓글씨나 동양화, 자수와 일본의 만화, 게임 이미지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피오나 래 '옛날 옛적에 인어의 노래를 듣다'.(학고재 제공)
피오나 래 '옛날 옛적에 인어의 노래를 듣다'.(학고재 제공)

전시는 피오나 래의 가장 최근 작품인 '옛날 옛적에 인어의 노래를 듣다'(2018) 등 지난 5년간의 작품 11점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그의 최근작들은 흔적을 스스로 지우는 붓질과 비형상과 형상 사이에 걸친 듯한 형식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그의 그림은 유화보다는 수채화를 보는 듯 투명하고 화사하다.

그는 "최근에는 아예 밝은 색으로만 작업을 한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백설공주,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같은 옛날이야기들을 참고한다"고 했다.

회화가 '오래된' 매체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에게 있어 회화란 현재'라고 말했다.

30여 년간 회화를 고집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표현 방식을 스스로 혁신해온 피오나 래는 영국 왕립 아카데미 대학에서 242년 만에 채용한 여성 최초의 회화과 교수이기도 하다.   

학고재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위해 여러 작가들을 조사했는데 외국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작가인 피오나 래를 개관전 작가로 선택했다"면서 "청담갤러리에는 30~40대들이 좋아하는 작품 위주로 전시를 기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20일까지.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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