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유통

[치킨공화국]①생닭 1400원인데 치킨 2만원…방문포장 할인도 '0'

점주들, 인건비·임대료·앱 수수료 상승에 치킨 가격 인상 불가피 호소
소비자들 "배달앱 안쓰고 직접 전화해도 가격 그대로…차별화 필요"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2018-11-22 11:30 송고 | 2018-11-22 13:41 최종수정
© News1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주요 메뉴 가격을 2000원 인상하면서 '치킨 한 마리 2만원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 마리 2만원은 '국민간식'이라는 애칭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가격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치킨 가격 인상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특히 생닭 원가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독 치킨 가격만 오른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남는 것이 없다'는 치킨 가맹점들의 한숨이 커지는 것도 미스터리다. 도매상과 프랜차이즈, 배달앱 수수료까지 각종 비용이 이중삼중 겹치는 구조로 인해 가격이 올라도 정작 가맹점의 수익은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앱을 사용하지 않고 가게로 직접 전화하거나 방문포장을 하더라도 전혀 할인이 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한다. 앱 수수료와 배달료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면 당연히 이런 주문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 생닭 1400원도 안하는데 치킨 소비자가는 2만원…이유는?

2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9일 기준 생닭 원가(위탁생계농가 기준)는 1378원이다. 지난해 11월18일 1366원에 비해 소폭 오른 수준이다.

이들 생닭은 하림, 마니커 등 가공업체가 절단 등의 과정을 거쳐 2661원에 판매한다. 이 닭을 사들인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다시 염지와 숙성을 거쳐 가맹점에 약 5085원에 납품하고 있다.

산지에서 매입한 이후 프랜차이즈에서 가맹점으로 도달하기까지 4배 가까이 가격이 오르는 셈이다.

여기에 본사가 가맹점에 공금하는 기름, 양념, 포장재 등의 부재료 비용을 합치면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은 약 1만원까지 올라간다.

다시 인건비 및 임대료, 유류비, 전기료, 관리비, 각종 세금 등의 모든 비용과 가맹점의 마진을 더하면 소비자들이 내는 치킨 가격이 형성된다.

가맹점주들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다는 점을 들며 가맹점주들에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과도한 배달앱 수수료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BBQ와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209억원과 649억원을 기록했다. 또 교촌치킨(교촌F&B), 굽네치킨(지앤푸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204억원과 145억원이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본사는 향후 있을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시행 등의 여파로 미래 수익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항변한다. 인건비를 줄여야하는데 그 경우 서비스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몸값이 높은 스타를 기용해 광고를 만들거나 하지 않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으며 이같은 가맹본사의 노력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 배달앱 안 써도, 방문포장도 '똑같은' 가격…소비자들, 가격 차등화해야

상당수 소비자들은 가맹점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방문포장을 하거나 직접 가맹점에 전화로 주문하는 소비자에 대한 혜택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1주일에 2회 정도 치킨을 배달시켜 먹는다고 밝힌 A씨(44)는 "가맹점주들이 앱 수수료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일부러 전화번호를 찾아서 주문을 하고 있다"며 "분명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이윤이 보장되는데도 서비스가 더 좋아지거나 하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배달앱을 사용하면 포인트가 누적되고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A씨는 "어떨 때는 '호갱' 취급을 하는 거 같아서 그냥 배달앱을 쓰고 싶어진다"고 덧붙였다. 

일부 가맹점에서는 방문포장을 할 경우 할인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맹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대해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약 1만원 정도에 생닭과 각종 부재료를 납품받고 나면 나머지 5000~8000원 안에서 인건비와 임대료, 가스비, 전기료 등을 모두 충당해야 하는데 할인을 더 이상 적용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본사에서 납품가를 줄여 마진율을 더 올려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방문포장 할인 정책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사가 가격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맹점주 개인이 결정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가맹점주가 방문 포장이나 가맹점에 직접 전화할 경우 할인해 주는 정책을 소비자들에 홍보하기 위해 또 다른 비용이 들어간다. 설사 비용을 지불하고 홍보를 하더라도 이미 배달앱에 익숙한 소비자를 얼마나 유인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가맹본사와 배달앱업체, 가맹점주가 서로 협의를 거쳐 일관적으로 정해진 하나의 가격을 소비자가 주문하는 각각의 상황에 맞춰 다양하게 책정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밖에도 가맹점주들 사이에 기존의 배달앱을 대체할 또 하나의 배달앱을 만들어 배달앱 수수료를 줄이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가격을 다양하게 조정하기 위해서는 가맹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신뢰가 조성돼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가격 정책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y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