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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삶, 다르지 않아'…영국 대표 조각가 '토니 크랙'전

"미니멀리즘과 차별화…40년간 끊임없이 변화"
최근작 13점 전시…우손갤러리서 내년 2월2일까지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8-11-04 08:00 송고
영국 조각가 토니 크랙.(우손갤러리 제공)
영국 조각가 토니 크랙.(우손갤러리 제공)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조각가 중 한 명인 토니 크랙(Tony Cragg·69)의 개인전이 대구에서 열린다.

토니 크랙은 대학에서 처음 화학을 공부했지만 이를 접고 조금 늦게 조각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1970년대 후반 일상 생활에서 나오는 폐기물과 쓰레기들을 주워 층층이 쌓아 만든 큐브 모양의 작품들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터너 프라이즈를 수상하고 제43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조각가로 자리매김했다.

토니 크랙의 오랜 친구이자 전 프랑스 생테티엔미술관장인 롤랑 헤기는 2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토니 크랙의 요청으로 간담회에 대신 참석하게 됐다"면서 "토니 크랙은 뉴 브리티시 조각(New British Sculpture)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롤랑 헤기는 "토니 크랙은 아니쉬 카푸어, 안토니 곰리와 함께 1970년대까지 미술계를 장악했던 미니멀리즘과 차별화된 작업을 한다.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미니멀리즘에 반대되는, 영국의 전통적인 조각을 따르는 작가이고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롤랑 헤기 전 프랑스 생테티엔미술관장이 2일 토니 크랙의 신작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롤랑 헤기 전 프랑스 생테티엔미술관장이 2일 토니 크랙의 신작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토니 크랙은 초창기에는 미니멀아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큐브 형태를 차용하면서도 그 내용물은 길거리에서 주운 것들을 접착제 사용없이 쌓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토니 크랙의 작품 세계는 '초기 형태들'(Early Forms)과 '이성적 존재'(Rational Beings) 시리즈로 나뉜다. '초기 형태들'은 고대 플라스크부터 시험관, 유리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용기들을 함께 꼬거나 비틀어 만든 작품들로 그가 주형으로 만든 작품 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한 연작이다.

'이성적 존재' 시리즈는 브론즈나 강철 또는 석조로 제작된 수직축으로 회전하는 횡단면이 쌓여 만들어진 긴 원주 형태의 작품으로 토니 크랙의 치밀한 드로잉과 모델링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는 최근에는 인더스트리얼 네이처(Industrial nature) 시리즈라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다.

롤랑 헤기는 "토니 크랙은 어떤 물체나 도형에 구애 받지 않고 작품을 했다"면서 "최근에는 브론즈 등을 회전시켜서 식물이 성장하거나 진화하는,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 크랙 작품 'Listener', 2015(왼쪽)와 'Skull', 2016.(우손갤러리 제공)
토니 크랙 작품 'Listener', 2015(왼쪽)와 'Skull', 2016.(우손갤러리 제공)

토니 크랙은 40여년 간 조각을 해오면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새로운 형태를 매번 추구해왔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 속에서도 그는 일관되게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에 대해 항상 얘기하고 있다. 즉, 삶과 예술이 별개가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예술이 태어나고 또한 예술을 통해서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토니 크랙의 최근 5년 동안의 작업을 중심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브론즈, 알루미늄, 나무 소재의 작품 13점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는 11월 8일부터 내년 2월2일까지 대구 중구 우손갤러리에서 열린다.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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