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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우리금융 회장에 이팔성 앉힐까' 묻자 고개 끄덕"

前 인사비서관 진술조서 공개…"MB, 추진 지시"
금융위 사무처장 "靑, 막무가내로 찍어서 오더"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8-08-14 14:37 송고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0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8.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측근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74)이 회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추진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14일 열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김명식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이런 내용으로 밝힌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은 2008년 3월 이 전 회장이 한국증권거래소(KRX) 이사장에 낙마하자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전 대통령은 '그런 것 하나 제대로 못하나' 하는 느낌이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이팔성은 워낙 중요한 현안이라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도록 청와대가 나설지에 대해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해야 했다"며 "보고하는 동안 이 전 대통령은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면서 '응'이라고 말해 회장 선임을 추진하라는 취지로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비서관은 "KRX는 안 됐으니까 이번에는 잘 해보라는 취지로 받아들였다"며 "제가 이승균 당시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진행하라고 지시했고, 이 전 행정관이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추진하라고 한 건 분명하다"며 "대통령의 뜻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인사 대상도 아닌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이팔성씨를 선임하도록 추진하는 일을 인사실에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런 지시를 받은 임승태 전 금융위 사무처장의 진술도 공개됐다. 임 전 처장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가 금융기관장을 누구로 하라고 직접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실제로 선임되게 하는 작업은 내가 했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는 이 정도로 개입하진 않았는데 (청와대의) 위세가 대단했다"며 "예전에는 재정경제부가 추천하면 청와대는 인사가 편중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정도였는데, 막무가내로 찍어서 오더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임 전 처장은 이 전 회장이 KRX 이사장에 선임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이창용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 청와대에서 엄청 깨지고 돌아왔다"며 "실패 후 금융위는 완전히 찍혔고 저와 이 전 부위원장, 김영모 전 총무과장 중 하나가 책임지고 금융위를 나가라고 해 김 전 과장이 사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회장은 대표적인 MB의 측근, 4대 천왕으로 유명했다"며 "당시 시장에서는 최측근인 이 전 회장의 인사가 해결돼야 나머지 금융계 인사가 진행된다는 분위기가 파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에서도 선임하라는 오더가 분명히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는 검찰 조사에서 "이 전 회장은 2007년에 금융기관장에 대한 포부를 제게도 종종 말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는 금융감독원장·은행장 자리를 직접 거명하며 부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 전 회장이 자기 돈을 많이 쓰면서 열심히 뛴다', '우리 쪽을 돕는다' 등으로 에둘러 말했다"며 "그 정도로 말하면 장인(이 전 대통령)이 무슨 말인지 다 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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