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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반쪽…진짜 개성서 열려야"…'개성공단' 기획과 꿈

임흥순, 유수 등 개성공단 10년 예술로 재조명
'개성공단' 전시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려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8-07-06 15:39 송고
유수 작가 '개성공단' 전시전경.© News1
유수 작가 '개성공단' 전시전경.© News1

"지금은 반쪽짜리 전시이지만 언젠가는 북한에서 이 전시가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개성공단 10년을 예술로 재조명한 '개성공단' 전시를 총괄기획한 박계리 홍익대 융합예술연구센터 연구교수는 6일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의 최종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개성공단' 전시는 2016년 2월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선언한 직후부터 뜻있는 작가들이 모여 기획했다.

2004년 12월 개성공단을 본격 가동한 뒤 남북한 사람들은 개성공단에서 10여년 넘게 일상을 공유했다. 남북 합의로 군사지역에 남북 경제협력지구가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군부대가 밀려나고 만들어진 빈 땅에 남북은 규칙을 만들고, 건물을 만들고, 문화와 물건을 만들어냈다.

참여작가들은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예술이라고 보고, 개성공단 10년을 만든 사람들에 대한 오마주로 전시를 준비했다.

박계리 총괄기획은 "개성공단은 평화와 공존을 위한 실험의 장이자 갑과 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같은 각기 다른 욕망들이 공존하는 마당이었다"며 "이러한 개성공단이라는 장소와 개성공단 사람들의 일상과 사물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개성공단 자료', '사람-개인과 공동체, 일상과 문화', '물건과 상품', '개성공단을 넘어서' 등 총 4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유수, 정정엽, 최원준, 이부록, 김봉학 프로덕션, 임흥순, 이예승, 양아치, 무늬만커뮤니티, 제인진카이센 등이 참여했다.

양아치 '개성공단' 전시 설치작품.© News1
양아치 '개성공단' 전시 설치작품.© News1

정정엽 작가는 간담회에서 "출근하는 개성공단 노동자들을 보면 남북을 떠나 노동의 가치, 건강함을 느꼈다"면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개성에서 전시하는 것이었다"고 바람을 밝혔다.

그는 "개성의 '개'자가 열릴 개(開)자인데 개성공단의 경제적인 가치를 떠나서 만남의 통로가 될 것을, 주춧돌이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임흥순 작가는 "이번에 작업한 '형제봉 가는 길'은 2채널 영상인데 스크린이 서로 등지고 있어 한꺼번에 볼 수 없도록 했다"며 "가깝지만 서로 모르는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한꺼번에 볼 수 없는 스크린을 설치했다. 나중에 개성에서 전시가 된다면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설치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흥순의 '형제봉 가는 길'은 개성공단 기업대표자들이 2016년 11월 국회 앞에서 공단 복원을 염원하는 장례 퍼포먼스에서 벌인 것에서 착안해 그때 사용됐던 장례물건들을 가지고 북한산 형제봉을 오르는 영상을 촬영한 작품이다.

전시에서는 통계자료를 통해 만나는 개성공단의 가치와 시간의 흐름으로 보는 개성공단, 숫자로 이해하는 개성공단,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24시 등 다양한 개성공단 관련 자료들도 볼 수 있다. 전시는 9월2일까지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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