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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 "압축된 '상'(象)을 잡아내는 게 그림 본연의 몫"

'제주화가' 강요배 대규모 개인전 학고재서 열려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8-05-29 06:02 송고
강요배 작가가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상을 찾아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ews1
강요배 작가가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상을 찾아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ews1

"'어떠한 그림이 그림다운 그림인가'가 큰 화두였는데 압축돼 있고 상징적인 것이 '상'(象)이고 이것을 잡아내는 게 그림의 본연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전 '상(象)을 찾아서'를 앞두고 학고재 갤러리에서 만난 제주 대표 화가 강요배(66)는 그동안 그림다운 것, 차별성 있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한 결과가 이번 전시라고 설명했다.

상(象)은 '코끼리 상'으로 형상, 인상, 추상, 표상 등의 '이미지'를 뜻하는 말에 주로 사용되는 글자이다. 옛날 보기 힘들었던 동물인 코끼리를 묘사하기 위해 말 대신 그림을 그려 설명했던 것에서 유래했다.

그의 설명처럼 이번 전시 작품들은 기름기와 군더더기를 '쏙' 빼고 작가의 마음에 남은 인상만을 끄집어 내 거칠면서도 강렬했다. 작품들은 기름기 하나 없이 바싹 마르고 수수한 작가의 외모와 담백한 성품을 너무도 닮아 있었다.

강 작가는 "지금까지 추상이라는 말은 오인돼 왔다. 라틴어 'abstract'에는 떨어져서 끌어낸다는 뜻이 있다"며 "내 그림은 강렬하게 인상에 남은 것을 작품으로 풀어놓는다는 면에서 추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강요배 '항산', 2017.© News1
강요배 '항산', 2017.© News1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의 변화무쌍한 풍경과 작업실 주변을 찾아드는 고양이, 왜가리, 뜰에 피고 지는 꽃과 나무 등을 담은 최근작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일반적인 붓 뿐만 아니라 빗자루, 말린 칡뿌리, 서너 겹 접은 종이 붓 등을 사용해 제주의 거칠지만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낸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꽉 차지하고 있는 한라산 정상의 설경을 담은 500호 대작 '항산'에서는 캔버스를 위아래로 휘저은 작가의 종이 붓 터치의 정수를 볼 수 있다.

반면 한동안 작업실을 찾아오던 검은색 길고양이가 다른 길고양이의 등장으로 더이상 찾아오지 않게 된 것을 아쉬워하며 그린 '오지 않는 길양이'에서는 작가의 소소한 일상과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강 작가의 개인전은 1부 '상을 찾아서'와 2부 '메멘토, 동백'으로 나눠 학고재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 2부 '메멘토, 동백'은 제주 4·3을 형상화한 '동백꽃 지다'로 널리 이름을 알린 강 작가의 역사화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1부 전시는 6월17일까지, 2부는 7월15일까지.

강요배 '상을 찾아서' 전시 전경.© News1
강요배 '상을 찾아서' 전시 전경.© News1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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