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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나의 아저씨' 서현우 "이지은, 첫만남부터 이지안 그 자체였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8-05-18 13:40 송고
 
2018.5.18. 서울 뉴스1 본사. 배우 서현우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2018.5.18. 서울 뉴스1 본사. 배우 서현우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연출 김원석)는 17일 진한 여운을 남기며 종영했다. 상처받고 삶에 지친 인물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그 힘으로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이야기의 배경은 크게 박동훈(이선균 분)의 직장 삼안E&C와 그의 삼형제가 함께 하는 후계동으로 이분되었다. 상대적으로 박동훈의 직장은 살벌하고 치열한 사내 정치싸움이 전개되는 싸늘한 전쟁터로 보였지만, 박동훈의 곁에서 그를 지키는 끈끈한 의리의 동료들이 있어서 그 안에서도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상사들의 눈엣가시 안전진단 3팀, 송과장, 김대리, 여사원. 의리와 동지애, 동경과 연민 등 인간적인 감정으로 똘똘 뭉친 ‘박동훈 팀’이다. 송과장은 그중 박동훈의 오른팔이다. 술김에 ‘하극상’을 하기도 하고, 박동훈을 지키고자 이야깃거리가 될 것을 알면서도 ‘이지안을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등 크고 작은 소동을 벌이지만, 묵묵히 우직하게 박동훈의 곁을 지키며 자신의 충성심을 표현한다.

서현우는 ‘나의 아저씨’ 송과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흘러가는 현장에서 연기하는 즐거움을 느꼈다. 필살기처럼 준비한 연기를 꺼내드는 현장이 아닌, 이미 인물 그 자체가 된 동료들이 있는 현장에서 그는 어느새 송과장이 되어 있었다. 여전히 ‘끝’이 실감이 되지 않는다는 송과장, 배우 서현우(35)를 18일 만났다.

(인터뷰①에 이어)
Q. ‘제가 이지안씨를 좋아합니다’는 고백장면은 어땠나요.

“송과장이 그런 지점에서 앞뒤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웃음) 진단 3팀은 박동훈이라는 사람의 인간성이나 진실된 것을 곁에서 지켜봤고, 무조건적으로 믿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그런 행동도 했겠죠.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회식 하극상 장면처럼 강하게 말해야 할까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이 참 재미난 것 같아요. 현장에 가니 윤상무님의 다그침, 고요한 사무실 분위기 그 가운데에서 송과장이 세게 고백하면 너무나 부자연스러웠겠죠. 그 엄한 분위기 속에서도 ‘터져나오는’ 말로 고백하는 거죠. 강렬하고 드라마틱하지 않지만 자연스러움이 우리 드라마의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Q. 이지안 역을 맡은 이지은씨는 어떤가요.

“이지안은 회사 안에 함께 있지만 홀로 있는 인물이에요. 덩그러니. 처음 세트장에 갔을 때가 생각나요. 처음 만난 이지은씨는 그냥 이지안 그 자체였어요. 첫 만남부터. 온전히 역할에 집중을 하고 있더라고요. 현장 분위기에 휩쓸려 (극 설정과 반대로) 자주 사담을 나누거나 친하게 교류를 나눴다면 오히려 역할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이지은씨를 보면서 ‘참 어쩜 저렇게 잘 하나’ 싶었어요. 딱 이지안이더라고요.”

© News1 tvN '나의 아저씨' 제공
© News1 tvN '나의 아저씨' 제공


Q. 독립한 박동훈의 회사 사명이 ‘동훈구조기술’이더라고요. 박동훈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사명을 지었을까 싶었어요.

“하하. 저도 누가 지은 이름일까 싶었어요. 아마도 주변에서 ‘이제는 너의 이름을 걸고 온전히 너만의 것을 가져도 된다’는 의미로 추천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Q. 늘 현장에서 진단 3팀과 박동훈 부장(이선균 분)과 함께 했겠네요. 이선균씨는 어떤 선배인가요. 박동훈 같은 사람인가요?

“이선균 선배는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 선배이시기도 하고 영화현장에서 뵌 적은 있지만, 드라마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것은 처음이에요. 너무 잘 챙겨주시고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삼안 세트 촬영이 끝나면 같이 밥을 먹고 자체 회식도 자주 하고 편안하게 이끌어줬어요. 부장님과 술을 마시는 장면들은 다 너무 잘 챙겨주시고 많이 좋은 조언도 많이 해준다. 그냥 진단 3팀이었어요.”
2018.5.18. 서울 뉴스1 본사. 배우 서현우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2018.5.18. 서울 뉴스1 본사. 배우 서현우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Q. 시청자로서 ‘나의 아저씨’를 보는 건 색다른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삼안 동료들은 정희네나 후계동과는 접점이 없으니 완전 다른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었을 것 같은데요.

“드라마가 각각 고유의 영역이 있어요. 박동훈 부장을 중심으로 삼안과 후계동. 우리도 우리의 포지션을 지켜야 했고 그 점이 좋았어요. 다 섞여버리지 않는 점이. 가끔 촬영장에서 후계동 사람들을 보면 TV에 나오는 사람 보는 것 같더라고요. (웃음) 선배들도 저희 보면 ‘TV 나오는 사람이네’라고 하시고요.”

“또 인물들이 참 직접적이지 않고 담백하지 않나요. 내가 도와주는 것을 티를 내지 않고 미안하다는 이야기도 너무 과하지 않고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어요. 타인과 싸우는 것만큼 나 자신과도 싸우는 과정 역시 고독하고 울컥하는 것인데, 또 그게 마냥 외로운 것 같지도 않아요. 곁을 둘러보면 주변에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고요.”

Q. 배우 서현우로,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건가요.

“곧 영화 ‘독전’이 개봉해요. 저도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 너무 궁금해요. 또 영화 ‘나를 찾아줘’가 크랭크인했고, 7월에는 MBC 드라마 ‘시간’으로 인사를 드리게 될 것 같아요. 있는 힘껏 ‘소’처럼 일하려고 해요.”

Q.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뻔한 이야기지만 소모되지 않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래서 작품할 때도 영민하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뜯어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해요. 제시하는 연기가 아니라, 공유하는 연기였으면 하고요. 보는 사람들도 들어올 여지가 있는 그런 연기요. 그게 제가 풀어야 할 숙제죠.”
2018.5.18. 서울 뉴스1 본사. 배우 서현우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2018.5.18. 서울 뉴스1 본사. 배우 서현우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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