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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쟁점 콜옵션, 삼성이 먼저 제안했다

삼성측 "바이오젠 레터 받아 콜옵션 논의" 해명과 배치
당시 콜옵션 무산…금감원 "관계사로 바꿀 이유 없었다"

(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이영성 기자 | 2018-05-03 10:46 송고 | 2018-05-03 13:19 최종수정
지난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금감원의 회계 처리 위반 판단에 따른 대응 및 후속조치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심병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동중 전무, 윤호열 상무(왼쪽부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5.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2015년 하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에피스)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바이오에피스 공동투자사인 바이오젠은 지분율을 50% 가까이 올리는 콜옵션 행사를 검토했다. 삼성바이오는 이에 따른 지배력 상실을 근거로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회계처리했다.

당시 콜옵션 행사 검토를 바이오젠이 아니라 삼성바이오가 먼저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이라면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 변경할 의도로 바이오젠 측에 먼저 콜옵션 행사를 요구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사항이다.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고의성'에 혐의를 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3일 삼성바이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에 콜옵션 행사를 먼저 요구했고, 이후 바이오젠이 요구한 사항을 삼성바이오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행사가)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가 아니라 관계회사로 회계처리하면서 지분 가치도 취득원가(3000억원)가 아닌 공정시장가(4조8000억원)로 올려 잡았다. 4년간 적자를 내던 기업이 1조9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린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한 배경이다.

삼성바이오가 이런 내용의 회계처리를 위해 바이오젠에 콜옵션 행사를 먼저 요청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시작한 특별감리를 1년 넘게 진행해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위반에 고의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금감원의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2015년 말은 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을 신중히 검토하던 시기"라며 "상장을 위해서는 서로(삼성바이오·바이오젠) 콜옵션 행사를 논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먼저 콜옵션을 제안하지 않았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며 "만에 하나 먼저 했더라도, 콜옵션을 추진했다는 사실 자체와는 무관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자회사→관계사 근거가 핵심…금감원 "변경 이유 없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의 쟁점은 신약개발 회사인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회계처리한 근거가 무엇인가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하반기 바이오젠으로부터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레터를 받았다"며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져 준비 차원에서 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벤트)이 제기돼 회계처리 기준을 바꿨다는 해명이다.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종속회사를 관계회사로 바꿀 경우 지분가치를 장부가(취득원가)가 아니라 공정시장가로 평가한다. 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이 2012년 공동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바이오젠은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가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당시 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볼 정당한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무언가 다른 목적으로 삼성바이오가 회계처리 방식을 고의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4조8000억원이라는 공정시장가치도 쟁점 중 하나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2015년 유럽에서 승인을 받은 것을 근거로 지분가치를 4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기존(3000억원)보다 십수배 높다. 시민단체, 정치권은 "안진회계법인이 바이오에피스 가치를 과대평가했다"고 주장한다. 삼성바이오는 "과대평가가 아니다"고 맞선다.

금융당국은 오는 5월 말 감리위원회를 열어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제재를 논의할 계획이다. 제재 수위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5억원 이상의 과징금은 금융위 추가 의결이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는 향후 제재 논의 과정에서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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