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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퇴직 기장 "땅콩사건 후 퇴직자 급증, 노조 와해에 안전우려"

2015년 이후 퇴직 조종사 363명 …아시아나의 두 배 넘어
퇴직한 대한항공 기장 "조종사노조 압박에 퇴사자 속출해"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조재현 기자 | 2018-04-29 07:00 송고 | 2018-05-29 17:57 최종수정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내국인 조종사 퇴직 현황. (자연퇴직 제외/기장·부기장 합산)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일명 '땅콩회항' 사태 이후 대한항공에서 퇴직하는 조종사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회사가 조종사노조를 와해하는 과정에서 이탈자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 2015년 이후 퇴직 조종사 급증…항공기당 파일럿 수도 줄어

29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대한항공에서 내국인 조종사의 퇴직자가 급격히 늘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대한항공에서 정년도래 등 자연퇴직을 제외하고 18명의 기장과 9명의 부기장이 사표를 제출하고 퇴직했다.

이후 이듬해인 2015년에는 기장 87명, 부기장 48명이 퇴직했다. 2016년도에도 각각 67명, 42명, 2017년에도 68명, 41명의 기장과 부기장이 회사에 사표를 썼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년 동안 대한항공에서 퇴직한 내국인 조종사수는 총 363명이나 된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에서는 167명의 조종사가 퇴직하는 데 그쳤다.

2014년 이전에는 퇴직자가 이렇게 많지는 않았다. 대한항공에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총 4년 동안 퇴직한 내국인 조종사 수는 모두 123명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에서는 104명이 퇴직해 대한항공과 큰 차이가 없다.

조종사 이탈자가 많아지면서 비행기 한 대당 파일럿 수도 줄었다. 지난 2011년 대한항공의 B747기종 1대당 파일럿수는 18명이었는데 지난해 3월에는 12.8명까지 줄었다.

이 기간 A330 파일럿수는 16.4명에서 15명으로, B777은 22.9명에서 16.7명으로, A380은 25.2명에서 22.9명으로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전 기종에서 대한항공보다 배치한 파일럿 수가 많다. B747은 2011년 1대당 24.2명의 조종사를 배치됐다가 지난해 3월에는 20.4명으로 감소했지만 대한항공보다는 많다.

A330은 14.8명에서 16.1명으로, B777은 21.5명에서 21.7명으로 늘었으며, 2016년도에 도입한 A380은 32.8명의 파일럿을 배치했다가 지난해 27.2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B747 기종의 경우 1대당 20명의 조종사가 있어야 노선운영에 지장이 없다"며 "이보다 적다면 조종사의 비행시간이 과하게 누적되면서 안전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조종사 이탈 원인은 노조 압박…노조활동하면 승진 못해"

내국인 조종사의 이탈이 갑자기 많아진 것은 2014년 '땅콩회항' 사태 이후 조종사노조를 와해하기 위한 압박이 심해지면서부터라는 게 조종사들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교육선전실장으로 일하던 중 지난 2016년 '준법투쟁' 과정에서 파면당한 박모 기장은 "당시 많은 선후배들이 노조를 탈퇴했다"며 "회사가 노조 활동을 계속하면 승진이 어렵다는 뜻을 전해와 어쩔 수  없이 탈퇴한다는 게 동료들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노조에 가입한 사람은 승진에서 밀려나는 것은 물론 각종 부당한 인사조치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당시 회사 측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노조탈퇴는 물론 경쟁사나 해외로 이직하는 조종사가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박 기장은 단체 협약상의 비행시간 규정을 지키기 위해 다른 기장에게 비행기 조종을 맡기는 과정에서 출발시각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파면 당했다. 이에 박 기장과 대한항공은 현재 파면의 정당성을 두고 재판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6년에는 이규남 당시 조종사노조 위원장도 박 기장과 비슷한 이유로 부기장 강등조치를 내렸다가 지난해 법원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리자 기장으로 복귀시킨 바 있다.

박 기장은 "항공사는 법에 따라 구성원의 20% 이상만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등 쟁의행위에 대한 규제는 많지만 반대급부는 없어 회사 측이 협상의 대상으로 인식하지도 않는다"며 "수시로 초과되는 근무시간과 부당한 인사조치, 무시되는 단협사항, 묵인되는 안전규정 등에 대해 노동부와 국토부 등에 신고하고 조정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항상 회사 편만 들어줬다"고 하소연했다.


kh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