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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폄훼 논란 하일지 "사과할 뜻 없어"…동덕여대에 사직서 제출

"미투란 이름의 비이성적 도발…대중 앞에서 인격살해"
"문학교수로서 자존심에 상처…소신 있는 길 갈 것"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18-03-19 15:29 송고 | 2018-03-19 16:18 최종수정
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미투’ 비하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3.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미투’ 비하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3.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사건 피해자와 '미투(#MeToo)운동' 비하발언 논란, 학부생 성추행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동덕여자대학교 하일지 교수(본명 임종주·62·문예창작과)가 교수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수업을 들은 학생들과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학생에게 사과할 의사는 전혀 없음을 수차례 강조했다.

하 교수는 19일 오후 2시쯤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각에서는 제게 타협을 권유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제가 지켜야 하는 것은 저의 소신이라고 판단했다"며 "오늘로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최근 느닷없는 봉변을 당했다.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도 비이성적인 도발을 받게 된 것"이라며 "강의의 몇 토막이 악의적으로 유출됐고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평생을 두고 오직 문학의 길을 걸어온 저는 졸지에 대중 앞에서 인격살해를 당해야 했다"며 "이제 문학교수로서의 제 자존심은 깊이 상처를 입었고, 인생의 한 부분을 바쳐 지켜온 제 강의는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사과하거나 수업 중의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하 교수는 곧이어 학생들 쪽을 향해 몸을 돌려 "어쩌면 여러분이 부끄러운 것을 감추기 위해 내 사과가 필요한지도 모른다"며 "이것은 정직하지 못하고 비지성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안에 대해 좀더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내가 가르치는 과목은 사회학, 정치학 과목이 아닌 소설 과목이다"라며 "소설에서는 때때로 자신의 이념과 다른 것들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추행 가해 의혹에 대해서도 "폭로자의 폭로와 진실 사이에는 갭(차이)가 있을 수 있고, 폭로할 때에는 취지가 순수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것을 헤아리고 접근하는 것이 보다 상식적이라고 본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수업 중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날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것이 내 양심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업시간에 한 발언이 학생들에게 사과할 것이 아닌데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억울하고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덕여대는 16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하 교수를 출석시킨 가운데 성윤리위원회를 진행해 사실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하 교수는 "오늘 중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총장이 위원회에 참석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절 호출할 것이고 절차에 따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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