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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끼리 유령회사 62개 세워 대포통장 388개로 38억 챙겨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8-02-08 12:00 송고 | 2018-02-21 15:08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지역·군대 선후배끼리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법인명의 대포통장 수백여개를 개설·유통해 38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대포통장 유통조직 총책 A씨(34) 등 3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B씨(24)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A씨 등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인천지역 또는 군대 선후배 35명을 모아 서울 권역에 유령법인 62개를 설립, 대포통장 388개를 개설한 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판매해 38억원을 챙긴 혐의다. 

A씨등은 조직원들에게 대포통장 1개당 매달 30만~50만원을 주기로 하고 이들에게 유령 법인 회사를 설립하도록 한 뒤 대포통장을 개설했다. 이후 통장과 도장, 보안카드로 구성된 이른바 '장세트' 1개 당 150만원을 받고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팔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은 상대적으로 관리와 보안유지가 쉬운 지역 및 군대 선후배들로 조직원을 구성했다. 또 대포통장 관련 범죄가 많아지면서 대포통장 개설 요건이 강화되자 자본금 없이 법인설립이 가능한 소규모 유한회사를 세우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대포통장 명의를 빌려준 조직원들이 변심할 것을 우려한 A씨 등은 3~5명 규모로 인천 송도에서 합숙을 유도하고 주기적으로 미니축구장을 빌려 동호회 활동을 벌이며 보안에 신경썼다. 

심지어 조직원 중 한 명이 금전 문제로 총책 및 관리책에게 불만을 품고 법인 대포통장 및 카드를 이용해 5억원 상당을 인출해 도망치자 A씨 등 총책은 주변 폭력배까지 동원해 조직원을 추척, 폭력을 행사해 5억원을 회수하기도 했다. 

A씨 등은 경찰 수사망 역시 교묘하게 피해갔다. 이들은 대포통장 유통 혐의로 수사기관에 조직원들이 출석해야 할 경우 "최대한 출석을 미뤄라" "출석을 할 경우에는 '대출을 받기 위해 법인을 설립한 것이나 실제로 대출을 받지 못해 나 역시 사기 피해자'라고 말하라"고 지시하는 등 법적 처벌을 피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1회성 처벌로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을 경우에는 "변호사를 선임해주겠다"고 약속하며 이번 사건이 조직적인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인 범죄라고 이야기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A씨 등은 또 고객 관리 역시 철저하게 했다. 유통된 대포통장의 계좌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대여기간 중 발생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A/S(사후관리)'를 해줬다. 대여 중인 대포통장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새 대포통장으로 바꿔주는 식이다. 또 대여기간 종료 후에도 꾸준히 고객과 연락을 취함으로써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후 고객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제보를 통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법인통장이 유통된 도박사이트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또 유한회사 설립 관련 서류 및 실사를 강화하도록 유관기관에 협조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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