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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개의 선으로 빛을 연주하다'…김현식 8년만에 개인전

학고재갤러리서 다음달 4일까지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8-02-06 16:02 송고 | 2018-02-06 22:16 최종수정
김현식 '빛이 메아리치다' 전시 전경, 학고재갤러리.© News1
김현식 '빛이 메아리치다' 전시 전경, 학고재갤러리.© News1

평평한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파랑, 노랑, 초록, 빨강, 보라 등 갖가지 화려한 색들이 빛을 뿜어내고 다시 흡수한다.

'머리카락 작가'로 잘 알려진 김현식이 '빛이 메아리치다'라는 주제로 8년 만에 국내에서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평면에서 입체적 공간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하얀 캔버스 위에 투명한 에폭시 레진을 바르고 송곳으로 선을 긋고 그 위에 물감을 바른 뒤 다시 닦아내는 작업을 7차례 정도 반복했다.

5000번에서 많게는 10000번의 선을 그어 탄생한 그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위치에 따라 촘촘한 색선들 사이사이로 반사되는 빛과 그림자를 경험할 수 있다.

전시 서문을 쓴 홍가이 박사는 "이 작품을 보고 빛이 나오는 그림이라고 말할텐데 사실 진짜 빛이 나온 것"이라며 "빛 알갱이, 광자들의 율동"이라고 평했다.
김현식 '제로(Zero)', 2017,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알루미늄 프레임© News1
김현식 '제로(Zero)', 2017,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알루미늄 프레임© News1


김현식 'Percy the Red와 Percy the Yellow'© News1
김현식 'Percy the Red와 Percy the Yellow'© News1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인 '후 라이크스 컬러스?(Who Likes Colors?)', '퍼시 더 핑크(Percy the Pink)', '하프 오브 잇(Half of It)' 3가지 제목의 연작 등 회화 46점을 내놓았다.

퍼시 더 핑크는 핑크색을 광적으로 좋아한 퍼시 대왕이 등장하는 영국 동화 제목에서 따왔다. 작가는 핑크색 안경 하나로 세상 전체를 다른 색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퍼시 대왕처럼 익숙한 프레임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두 개의 면과 두 개의 색으로 구성한 하프 오브 잇 연작은 조화와 균형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담은 작품이다.

특히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방사형 선이 그어진 그의 최신작 '제로(Zero)'를 바라보고 있으면 빛이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느끼는 동시에 블랙홀처럼 무한정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김 작가는 2010년 이후 여성의 머리카락을 그리던 기존 작업을 차츰 접고 지금과 같은 추상 작품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여성의 머리카락을 그리는 작업이나 지금의 작업이나 선을 긋는 작업방식이나 내면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같다"면서 "작업을 통해 평면에서 입체로 외면에서 내면으로 향하는 여정을 걷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현식의 '빛이 메아리치다' 전은 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린다.

김현식 작가 © News1
김현식 작가 © News1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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