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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더라도 건물 뛰어들걸…" 죄책감에 괴로운 소방관들

구조나선 소방관들, 너무 많은 희생에 "무슨 말 할 수 있겠나"
유족들, 헌신 알기에 "탓하지 않겠습니다"

(제천=뉴스1) 엄기찬 기자, 김용빈 기자 | 2017-12-27 07:27 송고 | 2017-12-27 10:50 최종수정
소방 방수복에 달린 근조 리본 © News1 김용빈 기자

"죽을 힘을 다했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분이 돌아가셨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의 피해를 키운 이유 가운데 하나로 '늑장구조'가 지목되면서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온 힘을 다해 구조에 나섰지만 너무도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스스로의 죄책감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화재 당시 구조작업에 투입됐다던 한 소방관은 "내가 아는 분도 돌아가셨다. 목숨을 던져서라도 구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죄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불이 났을 당시 소방당국이 현장에 처음 도착한 시각은 신고 7분 뒤였다. 시간으로만 따지면 충분히 초기대응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달랐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불길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건물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또 건물 옥상으로 대피한 이들이 애타게 구조 손길을 보냈고, 심지어 난간에 간신히 매달려 위태롭게 구조를 기다리는 이도 있었다.

게다가 현장에는 대형 LP가스탱크도 있어 폭발에 따른 추가 피해 우려도 있었다. 폭발 위험을 막고 주변 건물로의 연소 확대를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

불이 난 건물에 사람이 있을 것으로 추정은 됐지만, 눈에 보이는 이들을 먼저 구하고 또 다른 위험을 막아야 했다.

당시 굴절차(사다리차) 등의 장비 오작동 등의 문제가 있긴 했지만 옥상에 대피했던 20여명의 사람들은 모두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그마저도 못했다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피해는 상상하기 끔찍할 정도로 컸을 수도 있다.

검은 화염 속으로 인명수색에 나서는 소방관들.2017.12.21/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한 소방관은 "건물 안으로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길이 무척이나 강했다. 농연도 가득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다는 그는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죽더라도 건물로 뛰어들 걸이란 생각이 든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화재 규모에 비해 너무도 큰 피해가 났다. 불을 끄고 사람들을 구조했던 소방관들도 몸을 아끼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런 것을 잘 알기에 초기대응 실패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언론 등의 비판에도 유족들은 "소방관들을 탓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피해가 컸던 원인을 명확히 밝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다시는 자신들처럼 가족을 잃고 아파하는 이가 없도록 바랄 뿐이다.  

그러나 숨진 이들이 너무도 많기에, 숨진 이들이 한 사람 건너면 아는 사람들이기에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들은 오늘도 숨죽여 슬퍼하고 있다.

인명수색에 나서는 소방관들.2017.12.22/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sedam_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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