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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소련발 스푸트닉 쇼크 vs 중국발 AI 쇼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7-11-25 08:00 송고 | 2017-11-25 09:36 최종수정
지금부터 정확히 60년 전.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닉 1호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은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았다. 미국은 곧바로 우주 개발에 나섰고, 이후 인터넷과 위성항법시스템(GPS)을 개발해 냈다. 그리고 인류 최초의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를 달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소련의 도전에 훌륭히 응전한 것이다. 스푸트닉 쇼크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살의 소년이었다.

그로부터 60년이 흘렀다. 지금 중국은 미국에 인공지능(AI) 쇼크를 선물(?)하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지난 21일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인 바이두, 중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중국 최대의 SNS 업체인 텐센트, 음성 인식 기술 전문업체인 아이플라이텍 등 4개 회사를 참여시켜 AI 드림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알리바바는 도시 생활 개선 솔루션인 ‘시티 브레인’, 텐센트는 컴퓨터를 이용한 원격 진료, 아이플라이텍은 음성인식 AI에 집중한다.

지금 당장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중국의 AI다. AI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 10월 열린 제19차 당 대회 개막연설에서 중국이 2030년까지 세계 AI의 중심국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로 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능형 시스템, 즉 AI 관련 예산을 11% 삭감하고, 연방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예산도 5분의 1 정도 줄였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예산도 삭감될 전망이다.

게다가 이민도 제한하고 있다. 이민의 제한은 해외의 두뇌가 미국에 들어올 확률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의미다. 특히 아랍의 무슬림들은 숫자에 밝다. 실제 실리콘밸리에 아랍 출신이 적잖다.

아직까지는 미국의 IT 회사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의 차이가 급격하게 좁혀지고 있다. 특히 안면인식, 자율주행차 등 AI 분야와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는 중국이 이미 미국을 앞서 가고 있다.

중국의 바이두는 자율주행차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두의 자율주행차는 이미 ‘로드 테스트(길거리 실험)’에 들어갔으며, 2018년이면 중국의 도로를 누빌 전망이다. 모바일 결제는 중국이 세계에서 단연 선두다. 거지도 QR코드로 동냥을 하고 있을 정도다. 

거지가 QR코드를 가슴에 걸고 동냥을 하고 있다 - 위챗 갈무리
거지가 QR코드를 가슴에 걸고 동냥을 하고 있다 - 위챗 갈무리

특히 중국의 안면인식 AI는 이미 실용단계에 접어들었다. 당초 안면인식 기술은 공산당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여러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주요 항구에 안면인식 AI가 도입돼 밀수꾼들을 속아내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은행에서는 카드나 통장이 없이 안면 인식만으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을 수 있다.

한 고객이 안면 인식 시스템을 이용, ATM 기기에서 현금을 찾고 있다- 구글 갈무리
한 고객이 안면 인식 시스템을 이용, ATM 기기에서 현금을 찾고 있다- 구글 갈무리

중국의 AI 굴기는 스푸트닉처럼 어느 날 갑자기 오는 충격이 아니라 서서히 다가오는 충격이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했다. 어느 순간 옷이 다 젖었음을 느끼면 이미 때는 늦는다.

한 나라의 미래를 보려면 그 나라의 예산을 보면 된다. 그 나라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AI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AI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AI 굴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미국은 추수감사절 휴가기간이다. 그는 휴일임에도 끊임없이 트윗을 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삼매경에 빠져 도낏자루 썩는 줄도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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