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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 15㎞에 공중정원"…'현실화'는 여전히 미지수

설치미술가 최재은, DMZ프로젝트 '대지를 꿈꾸며' 공개
반 시게루, 승효상, 조민석 등 참여…"예산 아직 없어"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10-25 12:10 송고 | 2017-10-25 14:31 최종수정
왼쪽부터 앨런 와이즈먼, 최재은 작가, 조민석 건축가. 2017.10.25/뉴스1 © News1 김아미 기자

"언젠가 찾아올 통일을 대비해 준비하는 꿈같은 프로젝트입니다. 전세계 작가들이 그런 꿈을 함께 꾸기 위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에 '대지를 꿈꾸며'(Dreaming of Earth)라는 주제로 대규모 국제 협업 프로젝트를 기획한 최재은 작가가 25일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최 작가의 DMZ 프로젝트는 2015년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아트선재센터 관장)가 기획한 '리얼디엠지프로젝트'에 작품을 낸 것이 계기가 돼 시작된 프로젝트로,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출품된데 이어 올해 확장된 프로젝트로 기획되고 있다.

최 작가는 남북 분단을 상징하는 철원지역 비무장지대가 역설적으로 생태계 보존지역이 됐다는 사실에 착안해 갈등과 분단을 생명의 힘으로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DMZ에 공중정원, 통로, 정자, 종자은행, 지식은행 등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2014)을 수상한 일본 출신 건축가 반 시게루를 비롯해 '인간 없는 세상'(The World Without Us)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 건축가 승효상·조민석, 현대미술가 이불, 뇌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협업한다.

프로젝트의 메인 구상은 고구려의 정통성을 잇기 위해 궁예가 세운 태봉국의 도성인 홍원리 '궁예도성'을 중심으로, 남북을 연결하는 약 15~20㎞ 길이의 공중정원이자 가교다. 건축가, 현대미술가들이 디자인한 정자와 탑 12개가 약 1㎞ 간격으로 지상에서 3~5m 정도 높이에 들어선다.

올라퍼 엘리어슨, 스튜디오 뭄바이, 이우환, 이불, 가와마타 다다시가 5개의 정자 디자인을 제안했다. 향후 여건이 허락되면 참여할지도 모를 북한 작가들을 위해 7개는 비워둔 채로 보일 계획이다. 다만 이 프로젝트를 위한 북측과의 교류는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또 제2 땅굴을 이용한 종자은행과 지식은행이 설계된다. 건축가 조민석(매스스터디 대표)이 설계를 맡고 매뉴얼은 정재승 교수가 기획한다. 이 밖에 지뢰제거 방안 등도 프로젝트를 통해 제안될 예정이다.

최 작가는 철원을 택한 이유에 대해 "한반도의 중앙에 있고, 특히 '궁예도성'이라는 유적지가 의미가 컸다"며 "경사가 유연한 '평강고원'이라는 점도 지리적으로 좋은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프로젝트가 현실화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최재은 작가에 따르면 2015년 박근혜 정권 당시 통일부에 이같은 프로젝트를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최 작가는 "당시 초안을 제출했지만 통일부에서 아무 응답이 없었다"며 "이 프로젝트가 당장 실현될 것이라고 보고 참여한 작가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최 작가는 또 "박근혜 정권에서 추진했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프로젝트와는 아무 관계 없는 프로젝트"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DMZ공원을 만들어 매년 160억원 이상을 북한에 지원한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안과 관련한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최 작가는 "나 혼자 계속 끌어갈 수 없고 언젠가는 정부 지출이 필요한 문제"라며 "유엔을 비롯해 정부에도 다시 기획안을 내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참여 작가들은 대부분 재능기부 형태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예산에 대해서는 "얼마가 소요될지 상상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아직까지 프로젝트 기획만 있고 집행계획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프로젝트와 관련해 1년 동안 작업한 내용을 한국에 와서 보고하고 공유하는 자리"라며 "내년 이맘때 다시 발표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조민석 건축가는 "나를 포함한 다른 작가들이 이 프로젝트의 좋은 뜻에 공감을 했다. 최 작가는 기업의 후원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정부의 생태공원조성사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며 "영구작업으로 다양한 학제의 인사들이 참여해 확장적으로 자라나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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