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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비신부 죽인 군인 살해男, 2년만에 정당방위 인정

검찰 '공릉동 살인사건' 수사 "위법성 없다" 결론
신부 잃은 30대, 살인자 시선에 은둔…삶 무너져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이후민 기자 | 2017-10-11 06:05 송고 | 2017-10-11 16:17 최종수정
 © News1 손형주 기자

지난 2015년 자신의 집에 침입해 예비신부를 죽인 군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던 30대 남성이 사건 발생 2년여 만에야 악몽에서 벗어났다. 

앞서 경찰은 정당방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2년 넘게 수사 결론을 내리지 않아 사실상 피해자였던 남성의 삶은 무너져 내렸다. 

서울 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효붕)는 양모씨(36)의 살인 혐의에 대해 죄가 성립되지 않아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양씨가 군인 장모씨(20)를 살해하긴 했지만 양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해 살인죄에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건 당시 장씨에 의해 예비신부가 살해당한 상황에서 양씨의 범행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양씨의 예비신부 박모씨(33·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군인 장씨에 대해서는 장씨가 사건 당시 숨졌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내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문제는 검찰이 이 같은 결론을 내리는데 무려 2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다. 그동안 양씨는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은둔 생활을 하며 지내는 등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9월24일 오전 5시28분쯤 휴가를 나온 군인 장씨는 공릉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침입해 주방에 있던 흉기를 사용해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박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맞은편 방에서 잠을 자다 비명소리에 놀라 나오려던 양씨와의 몸싸움 끝에 양씨의 칼에 찔려 숨졌다.

당시 1차 수사를 맡은 경찰은 양씨가 박씨와 장씨를 모두 살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했지만 주민들의 진술과 박씨에게서는 양씨의 DNA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정당방위를 인정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하지만 살인죄에 대해 정당방위가 인정돼 불기소 결론이 난 사례가 극히 드물고 법적 근거가 미비해 검찰은 사건을 결론 짓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양씨의 삶은 피폐해졌다. 사건 당시 언론과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양씨가 마치 군인 장씨와 박씨를 살해했다는 듯한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기도 해 2년간 양씨는 살인자라는 주위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죄가 검찰에서 '죄 안됨'으로 불기소로 종결된 것은 드문 일"이라며 "과거 사례와 외국의 판례 등을 검토한 결과 양씨의 살인죄에 위법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hanant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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