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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산의료기②]의사들, 제품수 적고 AS도 불만

4차산업 접목한 신제품 개발 위해 투자 늘려야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7-10-09 08:05 송고
<br />대학병원 의사들은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임상데이터를 확보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국산품 외면현상'을 바꾸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사진은 국내 주요대학병원)© News1

대학병원 의사들은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임상데이터를 확보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국산품 외면현상'을 바꾸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사진은 국내 주요대학병원)© News1


대학병원 의사들은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임상데이터를 확보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국산품 외면현상'을 바꾸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통적인 시장에선 외국산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 4차산업 제품 개발에 더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상헌 고대안암병원 연구부원장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은 신뢰의 표본인 임상데이터가 부족해 가격이 유일한 경쟁력"이라며 "이런 약점이 제품 판매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남들이 만든 제품을 따라가려는 전략은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부원장은 국산 의료기기업체들이 '강소기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인공와우 제품을 개발한 호주 의료기기업체 '코클리어'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제시했다. 1967년 설립된 코클리어는 인공와우 개발에 집중해 가장 작고 음량이 뛰어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해 전세계 인공와우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한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이 연구부원장은 "호주도 우리나라처럼 의료기기업체들이 영세하지만 결국 R&D 투자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 조금씩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뛰어난 임상의사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제품을 개발해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내시경만 해도 국산품은 종류가 다양하지 못해 의사들의 선택권이 없다시피 하다"며 "제품 수 자체가 외국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국내 업체들이 AS에 대해 의사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것도 국산품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라며 "제품 개발부터 AS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잘 정비해 의사들에에 알리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손장욱 고대안암병원 기획실장은 "의사들이 국산품을 많이 써보지 않았다는 점이 한국 의료기기의업계의 치명적인 약점"이라며 "의사들이 전공의 시절부터 국산품을 사용하는 해법을 모색해야 반전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전공의 시절에 사용한 외국산 의료기기를 전문의가 돼서도 바꾸지 않기 때문에 국산품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손 기획실장은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임상데이터가 부족한 의료기기를 철저히 외면한다"며 "다만 외국산은 질은 좋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국산품 수요는 분명 존재하며 국내 업체들은 R&D 투자부터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연구부원장은 "기존 시장에서 국내기업들은 입지를 넓히기 어려울 것"이라며 "차라리 의사들과 함께 AI, VR 등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 개발에 뛰어들어야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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