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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층 날개단 '잠실5단지'…마냥 부러운 '은마'

잠실5단지 50층 재건축 사실상 통과 '거래·가격↑'
49층 퇴짜맞은 은마, 1억여원 내려도 '거래절벽'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17-09-07 09:42 송고 | 2017-09-07 12:29 최종수정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News1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News1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인 잠실주공5단지(송파구)와 은마(강남구) 아파트가 서울시의 재건축안 심의로 인해 처지가 극명하게 갈리게 됐다.
서울시 기준을 준수한 잠실5단지는 강남 한강변 50층 재건축의 첫 주인공이 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반면 시의 층수 규제를 무시하고 주거지역 초고층 재건축을 고집한 은마는 사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수요자들에게도 외면을 받고 있다.

◇잠실5, 강남 한강변 50층 시대 열어 '거래·가격↑'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열린 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에서 잠심5단지 재건축안을 수권(授權) 소위원회로 이관시켰다. 수권 소위에서 경미한 지적 사항만 조율하면 본회의 재상정 없이 도계위 보고 후 마무리된다. 사실상 통과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용도지역변경, 중심기능도입, 공공기여 등 정비계획의 주요사항이 상당부분 공공성이 증진된 것으로 인정됐다"고 말했다. 시는 수권 소위에서 건축계획과 관련한 국제현상공모의 대상과 범위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공공기여시설의 위치, 기능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한 뒤 최종 재건축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잠실5단지 재건축 사업은 최고 15층 3930가구 아파트 단지를 최고 50층 주상복합·아파트 6370가구 매머드급 단지로 다시 짓는 사업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최초로 초고층 재건축을 허가받게 됐다.

특히 광역중심지로 인정 받은 잠실역사거리 인근에는 최고 5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 7개동이 배치될 예정이어서 재건축 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잠실5단지는 올해 초만 해도 주거지역에도 50층 아파트를 짓겠다고 고집해 시와 장기간 갈등을 빚었으나 이를 포기하고 시 기준을 받아들이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어 서울시가 잠실역 인근의 광역중심기능을 인정, 준주거지역 종상향을 통해 일부 구역 50층 재건축을 허용하면서 사업성까지 확보하게 됐다.

시는 도시계획 '2030 서울플랜' 등에 따라 3종일반주거지역에 짓는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잠실을 비롯한 광역 중심지는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초고층 재건축을 일부 허용하고 있다.  

잠실5단지는 최근 재건축안 심의 통과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래·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8·2 부동산대책 후 대부분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 News1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 News1

◇49층 퇴짜맞은 은마, 1억여원 내려도 '거래절벽'

반면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는 여전히 서울시가 반대하는 주거지역 49층 재건축을 고집하면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수요자들의 관심도 멀어져 거래절벽 상태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은 지난달 열린 서울시 도계위 본회의에서 거부당했다. 시가 도계위에 올라온 재건축안에 대해 심의조차 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는 "은마아파트의 정비 계획안이 서울시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심의 요건 자체가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모여 미심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측은 현 14층 높이 4424가구 아파트를 철거해 최고 49층 6000여가구로 재건축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시의 주거지역 35층 높이 제한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시는 상정 이전부터 추진위와 층수 조정을 위한 사전 협의를 다섯 차례 했지만 추진위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5단지, 반포주공1단지, 잠실 미성·크로바 등 주변 단지가 서울시 층수 제한을 받아들여 재건축 사업 속도전을 벌이고 있지만 은마아파트만은 여전히 49층을 고수하면서 사업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수요자들의 관심도 자연히 멀어지고 있다. 8·2 대책으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막혀 대부분 재건축 단지 거래가 중단됐지만 잠실5단지와 은마 등 일부 사업이 지체된 단지는 예외조항이 적용돼 일시적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잠실5단지의 경우 대책 이후 저가 급매물이 먼저 소진되면서 거래·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신고된 매매거래(계약일 기준)만 12건에 달한다.    

전용면적 76㎡(구 34평형)의 경우 8·2 대책 직후 고점(15억7000만원) 대비 1억6000만원 급락했으나 14억1000만원에 거래가 재개된 뒤 수요가 이어지면서 최근 15억1000만원까지 거래가 성사됐다. 잠실5단지 재건축안이 조만간 심의를 통과하더라도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수요자들은 이를 알면서도 매수 의지를 보인다는 것이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반면 은마 아파트는 고강도 8·2 대책과 재건축사업 장기화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가 싸늘하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7월 약 40건이 거래됐던 은마 아파트는 지난달 단 2건이 거래되는데 그쳤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8월 중순 12억3000만원에 거래돼 7월 최고가(13억8000만원)에 비해 1억5000만원 내렸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이 1억원 이상 떨어져도 문의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가게 문은 열고 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고 말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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