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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캐비닛 문건' 언론공개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메모'도 대통령기록물에 해당되는지 여부 주목
사본도 비공개 지정 기록물일 경우 논란 불가피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2017-07-20 06:00 송고 | 2017-07-20 10:32 최종수정
원영섭 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7.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발견한 전 정부 문건을 공개하고, 국정농단 사건 재판을 진행 중인 특검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측은 지난 14일 일부 문건을 언론 등에 공개하면서 해당 메모가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19일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 등을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다시 대통령 기록물이 옛 정권과 새 정권 사이의 갈등과 대립의 중심에 선 셈이다.

현재까지는 청와대 측이 박영수 특검팀에게 제출한 문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문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태다.

◇ 청와대 공개 '메모'는 대통령 기록물?

청와대 측이 메모를 공개한 것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에 해당하려면 △해당 메모가 법정 기준에 따른 대통령 기록물이면서 △비공개 지정 기록물이어야 한다.

현행 대통령기록물법에서 대통령 기록물은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 보좌기관, 자문기관 및 경호기관이 생산·접수해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 전부를 말한다.

또 법은 대통령 기록물 가운데 하나인 '대통령 상징물'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국가적 보존가치가 있는 경우에만 지정물로 인정한다고 정하면서도 문서의 경우 반드시 보존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메모가 대통령으로서의 업무수행 또는 대통령 업무를 보좌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증명되면 보존가치가 없더라도 대통령 기록물에 포함되는 셈이다.

다만 ‘대통령기록물’로 인정되는 ‘메모’ 등을 공개한다고 해서 곧 바로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 기록물법 16조 1항이 대통령 기록물은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기록물법이 비공개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록물 △국민경제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기록물 △정무직 공무원 등의 인사에 관한 기록물 △공개될 경우 정치적 혼란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기록물 등이다.

청와대 측이 언론에 공개하고 특검에 제출한 문건 내용에 비공개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에는 대통령 기록물법을 위반했을 여지가 있는 것이다.

◇ 특검에 보낸 '사본'도 대통령 기록물로 봐야 하나

청와대 측은 캐비닛 등에서 발견된 문건의 원본이 아닌 사본을 특검에 제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통령 기록물 원본이 아닌 사본이 제출된 경우도 대통령기록물을 외부로 반출한 것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 대통령기록물법의 모델이 된 미국의 대통령기록물법은 명백하게 식별 가능한 업무편의를 위해 만든 사본은 대통령 기록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통령기록물법에는 사본이 대통령기록물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대통령 기록물법의 입법취지상 사본이더라도 담고 있는 내용이 원본과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비공개로 분류된 대통령 지정기록물에 해당한다면 사본이 외부에 공개되면 안 된다고 보는 것이 법 해석상 타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고록 작성을 위해 대통령 기록물 가운데 일부의 사본을 만들어 봉하마을 사저로 가져갔을 당시 MB 정부는 대통령 기록물 불법 유출 행위로 간주해 대통령기록물법위반 공방을 벌였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사본을 다시 대통령기록관으로 반환했다.

이러한 선례 등에 비춰 이번 특검에 제출한 사본이 비공개 지정 기록물 목록에 포함된 문건의 복사본이거나 또는 그 내용 자체만으로도 법이 외부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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